[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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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새솔테크자율주행 시대에서 '통신 보안'은 차량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인명 사고를 예방하는 등 자율주행의 안전과 신뢰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기술은 차량과 외부 환경을 연결하는 '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이다. V2X는 △V2V(차량과 차량) △V2I(차량과 도로 인프라) △V2N(차량과 네트워크) △V2P(차량과 보행자)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차량 간 연결성이 확대됨에 따라 해킹 등 사이버 공격 위험이 늘면서 통신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높은 주목도에도 불구하고 V2X 통신 보안 영역은 국내에선 아직 잠잠했던 가운데, 최근 한 스타트업이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하며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새솔테크'다. 이번 투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리드하고 퓨처플레이 등 5곳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새솔테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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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X 시장 개화기 맞물려 빠른 성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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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상무 /사진=한국벤처투자새솔테크는 자율주행차와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V2X 통신 관련 보안 솔루션을 개발한다. 해당 솔루션은 자율주행차와 도로·교통 인프라가 서로 안전하게 정보를 교환하도록 돕는 인증 보안 열쇠 역할을 하며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협을 차단한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서경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상무는 처음 한준혁 새솔테크 대표를 만났을 때 벤처·스타트업 느낌이 나지 않고 천생 연구자 같아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화를 몇 마디 나눈 뒤에는 '투자를 깊이 있게 검토해 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서경우 상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V2X 통신 보안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는 것과 맞물려 새솔테크가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V2X 시장이 곧 온다'는 기대감만 무성했을 뿐 인프라 구축이 더뎌 성장이 지연됐다"며 "이제 인프라가 깔리기 시작했고 이 시작점에서 새솔테크가 굉장히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솔테크는 LG전자(75,100원 ▼200 -0.27%)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ARM의 파트너사 등과 거래하며 유의미한 실적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LG전자는 새솔테크의 보안 기술을 자사 전장 부품의 통신 모듈에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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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X 보안인증 국제표준 규격 제정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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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솔테크의 기술적 우위는 국제 표준을 직접 주도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새솔테크는 차량 통신 분야 글로벌 인증기관인 '옴니에어(OmniAir)'의 기술분과 의장사로서 V2X 보안 인증체계 국제표준 규격인 'IEEE1609.2.1' 제정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외에 △인증기관의 운영·보안에 대한 국제 감사 기준인 '웹트러스트'(WebTrust) 국제 인증 획득 △미국 CTL(Certificate Trust List) 등재 등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CTL에 등재됐다는 것은 현지 도로 인프라에 자사의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서 상무는 "굉장히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통과했으며 미국의 CTL에 등재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며 "북미 시장 진입 자격을 공식적으로 확보하고 현재 미국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V2X 구축 프로젝트에 기술 공급을 위한 최종 선정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이미 많은 V2X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이고 새솔테크의 기술은 인프라만 깔리면 무조건 팔릴 수 있다"며 "경쟁사로 볼 수 있는 '아우토크립트(14,460원 ▼620 -4.11%)'의 상장 시점과 맞물려 V2X 보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적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새솔테크는 최근 드론기업 다온아이앤씨와 손잡고 국방 분야 암호화 모듈 공동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서 상무는 "자동차를 넘어 드론, PM(킥보드 등)처럼 통신이 필요한 모든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