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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테크마켓 참여 혁신 기술들의 사업화 진전 상황/그래픽=김지영#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피부 속 디스플레이'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최문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이 외장 디스플레이 개발사 '모플랫'으로 이전돼 본격적인 사업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지난해 10월 열린 '테크마켓(Tech Market)'에서 소개되며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최문기 교수에 따르면 테크마켓 참여 이후 모플랫과의 산학 협력이 본격화됐고 기술이전 논의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첫 개최된 테크마켓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처음으로 한데 모여 '통합형'으로 치룬 사업화 유망 기술 설명회다.
사전 예약 당시 300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딥테크(첨단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교수·연구자가 무대에 올라 기술의 강점과 사업화 가능성에 대해 직접 발표하고, 각 기술에 관심 있는 기업들과 일대일 상담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해 각 대학별로 2개의 기술을 출품한 가운데 최문기 교수 외에도 테크마켓에서 소개된 여러 기술들이 현재 R&D(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사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를 공개한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내년 삼성 쪽과의 논의가 예정돼 있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계에선 그간 쓸모없는 전기로 여겨졌던 '정전기'를 실생활에 필요한 전기로 탈바꿈시킨다.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을 소개했던 정연식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직접 창업 전선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 기술은 수소 생산·활용에 필요한 '촉매'를 혁신해 기존 이리듐 사용량 대비 최대 75배 많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정연식 교수는 "내년 중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것"이라며 "이미 투자유치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업화와 관련된 R&D 과제도 수주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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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테크마켓, 10월 16일 코엑스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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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연구성과활용본부장이 2024년 10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 특별부대행사인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에서 '기술 이전 사업화 관련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습식 공정 방식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로 이미 창업한 상태다. 그가 대표를 맡은 GIST 교원창업기업 '리셀'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제2회 기후에너지 혁신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셀의 태양전지는 기존 유리 형태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 반투명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광희 교수는 "대규모 양산이 가능하고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국내 기후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기술이전 등 구체적인 사업화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테크마켓에 참여했던 연구자들은 행사의 긍정적인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상훈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기술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팀 소속이었던 표상훈 경운대 조교수는 "두서 없이 발표를 했지만 우리의 기술이 기사를 통해 깔끔하게 정리돼 기술 소개 자료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올해 테크마켓은 오는 10월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가 주관하는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의 특별 부대행사로 진행된다. 이번에도 4대 과학기술원의 혁신기술이 각 2개씩 총 8개 출품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8개의 혁신기술도 AI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에 대한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관심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추천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단순히 '좋은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이 사업 고도화와 다각화를 위해 실제로 필요로 할만한 기술, 기업의 프로파일과 상황, 경쟁 구도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사업화 플랫폼들과 차별화됐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