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칼럼]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마지막 발자국을 남긴 뒤 인류는 50년 넘게 달을 다시 찾지 못했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의 승리였다.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깃발을 꽃는 순간 사실상 그 목적은 달성됐다. 이후 달 착륙이 이어졌지만 대중들은 반복되는 달 착륙 생중계에 흥미를 잃었다. 정치인들은 지구에서의 문제 해결도 못하면서 왜 달에 돈을 쓰느냐며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를 압박했다. 지속 가능한 목표가 없었던 아폴로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수 없었다.
2017년 12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우주정책지침 1호'를 발표하면서 미국이 다시 우주탐사와 우주개발에 적극 나설 것을 선언했다. 2019년 나사는 이 계획을 그리스 신화에서 달의 여신이자 아폴로의 누이인 '아르테미스'로 명명하며, 2024년까지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공식적인 목표를 발표했다.
당시 언론과 대중은 환호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폴로 시절 나사는 국가 예산의 4%를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0.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올드 스페이스'의 상징인 거대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의 개발은 계속 지연됐고 비용은 치솟았다.
2021년 초, 미 의회는 아르테미스의 핵심인 '인간 착륙 시스템(HLS)' 예산을 나사 요청액의 4분의 1 수준으로 삭감해 버렸다. 나사는 원래 두 개의 민간 업체를 선정해 경쟁시키려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단독 계약을 맺었다. 이에 반발한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의 위기에 처했다. 2024년까지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은 이루어지기 힘들게 됐다.
2021년 5월, 나사의 국장 빌 넬슨은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화성 로버 '주룽'이 화성에 착륙해 찍은 사진을 들고 나왔다. 이대로라면 우주 패권을 중국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주기 위해서였다. 우주탐사를 국가 안보의 프레임에 포함시킨 것이었다. 의회는 여기에 반응했고, 2022년 'CHIPS와 과학법'을 통해 아르테미스를 법적·재정적으로 보호받는 국가전략사업으로 격상시켰다. 나사와 갈등했던 블루 오리진은 2023년 5월에 아르테미스 착륙 시스템으로 선정돼 스페이스X와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아르테미스를 국제 협력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 '아르테미스 약정'을 추진했다. 한국은 2021년 5월, 이 약정의 10번째 서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기여는 실질적이었다. 2022년 발사된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는 나사의 섀도캠을 싣고 달 남극의 영구 음영 지역을 정밀 탐사했다. 이는 인류가 달에서 물과 자원을 채굴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지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데이터를 제공했다.
2022년 11월, 드디어 아르테미스 1호가 달을 향해 출발했다. 세 명의 마네킹을 태운 오리온 우주선은 달의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무사히 귀환했다. 오랜 지연 끝에 2026년 4월에 발사될 아르테미스 2호는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달까지 갔다가 돌아올 예정이다. 착륙은 하지 않는다.
원래는 아르테미스 3호가 달에 착륙할 계획이었지만 나사는 2026년 2월말, 아르테미스 계획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수정하고 아르테미스 4호의 달 착륙 일정을 2028년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매년 1회 이상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여 달 남극 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를 위한 기술 실증을 계속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아폴로 프로젝트와 달리 달을 종착지가 아니라 화성을 포함한 심우주를 향한 정거장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아르테미스 약정 서명과 다누리의 성공적인 자원 탐사 데이터 제공을 통해 글로벌 우주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서 그 역량을 증명했다. 이제 2030년으로 예정된 한국의 독자적인 달 착륙과 이어지는 우주탐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급변하는 우주 패권 경쟁 속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 우주 강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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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이강환 스펙스 공동대표겸 최고전략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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