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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AI는 누구를 위해 달리고 있는가?

김우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글로벌협력처 홍보팀장 기사 입력 2026.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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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의 위인사이트(We-in-Sight)

[편집자주] 과거의 지혜로 내일의 혁신을 읽는 [위인사이트(We-in-Sight)]를 연재합니다. 집필을 맡은 김우현 팀장은 20여 년간 대학에서 창업생태계의 탄생과 성장을 지원해온 전문가입니다.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속 위인들의 삶을 현대적 기업가정신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의 창업가들에게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과 따뜻한 격려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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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글로벌협력처 홍보팀장
김우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글로벌협력처 홍보팀장
최근 대학 창업 현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수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필자를 찾아온다. 하지만 그들의 솔루션 중 상당수는 여전히 특정 계층이나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집단만을 향해 있다.

필자는 그들에게 100여년 전, 당대 최고의 하이테크 산물이었던 자동차를 '모두의 이동수단'으로 바꾼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포드 모터 컴퍼니의 창립자, 헨리 포드다. 헨리 포드의 혁신은 화려한 공학적 호기심이 아닌, 사무치는 '결핍'과 '상처'에서 시작됐다.

농부의 아들이었던 그는 어린 시절, 병원비가 없어서가 아니라 병원까지 갈 적절한 이동수단이 없어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봐야 했던 비극적인 경험을 가졌다. 당시 자동차는 극소수 부유층만의 값비싼 장난감이었고, 대중에게 이동의 자유는 허락되지 않은 사치였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은 그에게 "말(Horse) 없이도 누구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기업가적 미션을 심어주었다.

이는 현대 창업가들이 흔히 말하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 해결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고통을 기술로 극복하고자 했던 숭고한 도전이었다.

1908년 탄생한 'T형 포드'는 당시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포드는 복잡하고 화려한 기능을 과감히 제거하고, 오직 '달리고 멈추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표준화된 모델을 설계했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이동식 조립 라인(Moving Assembly Line)'이다. 이 공정 혁신을 통해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걸리던 시간은 12시간에서 93분으로 단축됐고, 가격은 850달러에서 260달러까지 떨어졌다.

부유층의 전유물을 노동자들도 살 수 있는 가격대로 끌어내린 이 사건은 기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대중의 일상으로 내려온 '기술의 민주화' 선언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100년 전 포드가 이룩한 '대량생산 방식'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 개념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이다. 과거 포드가 숙련된 직공의 기술을 시스템(컨베이어 벨트)에 이식하여 누구나 고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게 했다면, 지금의 AI 전환은 인간의 지적 역량을 알고리즘에 이식하여 누구나 고도의 지적 생산물을 얻게 만드는 과정이다.

포드가 자동차 공정을 표준화하여 가격을 낮춘 것처럼, 현재의 AX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던 지적 작업을 자동화하고 보편화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가 물리적 이동의 한계를 극복해주었다면, 이제 AI는 지능의 한계를 극복해주는 '지능의 민주화'를 이끌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단순히 "AI 기술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이 AI 기술로 얼마나 많은 대중의 진입장벽을 낮출 것인가?"가 혁신의 본질이다.

헨리 포드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뒤에도 이를 단순히 개인의 사치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노동자의 임금을 당시 업계 평균의 두 배인 '일당 5달러'로 인상하며, 자신의 직원이 자신이 만든 차를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또 포드 재단을 통해 교육과 보건 사업에 막대한 부를 환원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실천했다. 이는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기업이 사회라는 토양 위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 이익을 다시 토양에 양분으로 돌려주었다.

오늘날의 청년 창업가들은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손에 쥐고 있다. 하지만 그 엔진이 서킷 위에서만 달리는 스포츠카가 될지,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T형 포드가 될지는 창업자의 마인드셋에 달려 있다.

헨리 포드는 말했다. "서비스를 우선시하는 비즈니스는 이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윤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기술의 정점에서 대중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던 포드의 정신은, 지금 이 순간 AX의 파도를 넘고 있는 우리 청년 창업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나침반이다.

당신의 AI는 누구를 위해 달리고 있는가?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야말로, 100년 전 포드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이자 오늘날 위인사이트(We-In Sight)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통찰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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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우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글로벌협력처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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