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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민관 합작으로 탄생한 '뉴스페이스'

이강환 스펙스 공동대표겸 최고전략책임자 기사 입력 2025.08.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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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 칼럼]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처음 설립했을 때, 많은 우주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남는 돈으로 멋져 보이는 일을 하려는 또 한 명의 부자 어린애로군. 이런 친구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몇 번이나 봤지.'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1990년대에 우주로 가는 로켓(발사체)을 만들려다 실패했던 회사들이 있었다. 1996년에 설립됐던 '로터리 로켓'이 자금 고갈로 문을 닫은 것이 불과 1년 전인 2001년이었다. 1997년 설립된 '빌 에어로스페이스' 역시 2000년에 문을 닫았다.

스페이스X는 설립한 지 4년 만인 2006년 3월, 여러 번 재점화가 가능하고 재사용에 최적화된 멀린엔진으로 작동하는 '팰컨1' 첫 발사 시험을 했다. 처음 발사된 팰컨1은 발사 후 30초도 되지 않아 엔진에 불이 붙어 바다로 추락했다.

팰컨1 발사가 2차례 더 실패하면서 스페이스X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3차 발사에 실패한 지 한 달 보름만인 2008년 9월, 네 번째 발사에서 극적으로 팰컨1은 시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해 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와 16억 달러(약 2조원) 상업 재공급 서비스 계약을 맺으며 스페이스X는 살아났다. 2011년에 중단될 우주왕복선의 뒤를 이어 국제우주정거장에 12회에 걸쳐 화물을 운송하는 계약이었다.

팰컨1은 2009년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실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 위성은 말레이시아의 '라작샛'으로 우리나라의 쎄트렉아이가 만들어 수출한 것이었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1호'를 만든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출신들이 창업한 회사다. 팰컨1은 이 발사 이후 서비스를 종료했기 때문에 이 위성은 스페이스X 최초의 발사체인 팰컨1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궤도에 올린 위성이 됐다.

2010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중단 예정인 우주왕복선의 뒤를 이은 유인 우주탐사 계획인 '컨스텔레이션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대신 민간기업이 유인 우주선을 개발하는데 60억 달러(8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런 일을 할 만한 회사가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4월 스페이스X를 방문했다. 당시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의 첫 발사를 앞두고 있었다. 팰컨1이 성공하기 전에 3번이나 실패했기 때문에 누구도 팰컨9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것은 큰 모험이었다.

팰컨9은 두 달 뒤인 2010년 6월 첫 번째 발사에서 성공했다. 팰컨1이 처음으로 성공한지 불과 2년 뒤였다. 이것은 팰컨1이 성공하기도 전에 이미 팰컨9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팰컨9은 팰컨1에서 사용했던 멀린엔진 9기를 묶어서 사용한다. 9기의 엔진이 동시에 점화되어 똑같은 추력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에 첫 발사에 성공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스페이스X는 2012년 팰컨9으로 발사한 우주선을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시키는데 성공했다. NASA와의 계약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2015년에는 발사한 팰컨9의 1단 로켓을 회수하는데 성공하면서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었다. 팰컨9은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데 성공해 오바마 대통령의 모험을 성공으로 만들어줬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개발로 우주로 가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일등 공신이 됐고, 우주왕복선 이후 9년 만에 다시 미국이 자국에서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낼 수 있게 해줬다.

이것은 끊임없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은 민간의 추진력,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과감히 투자한 정부의 결단이 맞물리며 이뤄낸 성과다. 혁신은 혼자 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진정한 도약은 민간의 열정과 정부의 뒷받침이 함께할 때 비로소 궤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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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강환 스펙스 공동대표겸 최고전략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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