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中에 뒤처지지 않았다"…KAIST, 'K-피지컬AI' 전략 제시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07.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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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유회준 원장, '국가미래전략기술포럼'서 기조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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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KAIST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사진=KAIST

"피지컬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데이터 확보, 내비게이션, 실시간 제어 등 핵심 요소 기술에서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고 저전력 AI 칩까지 개발해 온 경험이 있다."

유회준 카이스트(KAIST)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장은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회 '국가미래전략기술포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유 원장은 이 자리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 개념과 한국형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 대전환(AX)의 미래: 피지컬 AI'를 주제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유 원장은 이날 기조발표에서 "피지컬 AI는 단순한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반도체, 로봇, 센서 등 물리적 장치와 결합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지능의 새로운 구현 방식"이라며 "AI가 진정한 지능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처럼 '지(知)-체(體)-덕(德)'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AI의 진화를 인간의 발달에 비유했다. 그는 "지능은 알고리즘이라는 무형의 구조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뇌라는 신경망에 담기고 다시 신체와 결합되어야 비로소 의미 있는 지능이 된다"며 "AI도 마찬가지로 반도체라는 하드웨어, 로봇이라는 몸체, 그리고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라는 덕을 통해 진정한 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KAIST가 주관한 인텔리전트 SoC 로봇대회 영상을 예시로 들며 AI 알고리즘을 칩에 탑재해 완전 자율 동작하는 로봇을 구현해온 경험을 소개했다. 이러한 자율형 로봇이 바로 피지컬 AI의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KAIST가 주도해 개발한 고속·저전력 칩 기반의 로봇용 알고리즘, 실시간 학습용 AI, 자율주행 내비게이션 기술 등을 소개하며,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이미 구슬을 가지고 있다. 이제 목걸이를 꿰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은 데이터 수집이며 대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은 소규모 도시와 같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 로봇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라고 말했다.

실제로 KAIST는 대전 본원을 디지털 트윈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십 대의 로봇을 캠퍼스 내에 배치해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하는 실증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KAIS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및 로봇 전문기업 등과 협력해 'K-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같은 KAIST 출신 기업들이 대전권에 집결해 있어, 지역 기반의 파운데이션 모델 허브 조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원장은 "KAIST는 K-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씨앗을 뿌리고, 기업들이 이를 응용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 중심의 기술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럼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참석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초당적 기술전략 수립의 필요성과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좌장을 맡은 이영 KAIST 초빙석학교수는 "AI 기술이 물리적 현실과 융합하면서 사회 시스템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번 포럼이 미래 국가전략의 기초를 설계하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비록 한국이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제조, 반도체, 로봇 등에서의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영역에서는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여야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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