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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테스트베드 한국, K-오픈이노베이션 시대 열자

진형석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브랜치 차장) 기사 입력 2025.11.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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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석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브랜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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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코엑스 'AI 서밋'에는 AI(인공지능) 분야 세계적 명사들의 강연을 듣고자 2만명 넘는 참가자가 몰렸다. 구글·IBM·노션 등 글로벌 AI 기업과 수요기업이 250여건의 1대1 밋업을 진행했다. 증기기관·전기·인터넷에 이어 AI라는 기반범용기술(GPT)이 만개하며 전 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다시 발화하는 모습이다.

필자는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 근무하며 매일같이 데모데이와 '혁신 소개팅'을 지켜본다. 2018년을 기점으로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은 유행처럼 확산되며 팽창했다. 그러나 벤처 시장이 얼어붙은 최근 3년간 수많은 실증과 도전은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전담조직은 통폐합의 조정을 겪었다.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범용기술의 등장은 시장에 다시 '헤쳐모여'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

AI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은 오픈이노베이션이다. 기술의 급격한 고도화와 데이터 수요는 한 기업이 감당할 수 없고 여러 기업의 데이터·인프라와 스타트업의 민첩성이 결합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57,500원 ▼3,200 -5.27%)가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사업적 결합을 모색하고, SK텔레콤 (52,700원 ▼900 -1.68%)이 앤트로픽·퍼플렉시티에 전략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도 같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한국 사무소를 열어 산업별 스타트업들과 네트워킹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AI 전환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는 정책적·전략적 관심이 더욱 필요한 단계다. 무역협회는 지난 3년간 대기업과의 밋업·실증에 선정된 1000여개 스타트업을 분석했다. 이들의 54%는 투자유치, 62%는 매출 증가, 51%는 고용 증대에 각각 성공해 평균을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즉 오픈이노베이션의 본질인 '실제 수요기업과의 1대1 연결과 실증'이 시장이 원하는 '팔리는 혁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해외 대기업의 시각에서도 한국은 매력적인 실험시장이다. 필자가 만난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성실하고 추진력 있는 팀이 밀집해 있으며, IT 친화적이고 동질성이 높아 테스트베드로 최적"이라고 평가한다. 오픈AI가 세계 2위의 유료 사용자층을 이유로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노션이 첫 해외법인을 한국에 둔 것도 이 같은 특성을 겨냥한 결정이다. '제조 강국' 한국은 이제 AI와 오픈이노베이션의 DNA를 결합해 제조·콘텐츠·헬스케어·소부장 등 다수 분야에서 버티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비상장사)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충분하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은 "한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고 말했다. 한국은 저출산·저성장이라는 구조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전략은 AI가 촉발한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의 역동성을 활용, 전 세계의 혁신 실험장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즉 '테스트베드 코리아 이니셔티브'다. 이를 통해 국경과 제도의 장벽을 낮추고, 오픈AI·앤트로픽을 비롯한 글로벌 대기업을 유치해 우리 스타트업들과 함께 AI 기반 혁신을 만든다면 이는 곧 새로운 수출 성장의 길이 될 것이다. 한국이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거듭나 'K-오픈이노베이션의 시대'를 열길 기대해본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사진=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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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진형석 한국벤처창업학회 이사(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브랜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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