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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 공급·신메뉴 개발까지 AI로 해결…동네식당 지원군 떴다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1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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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이인기 셀리스트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인기 셀리스트 대표/사진=남미래 기자
이인기 셀리스트 대표/사진=남미래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본사가 가맹비·원자재·물류비 등 각종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여서다. 점주들은 더 저렴한 식자재가 있어도 본사가 지정한 발주처를 이용해야 하고, 재료 로스(식자재 폐기)도 고스란히 떠안는다. 자연스레 점주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같은 불공정 구조를 바꾸겠다며 신메뉴 개발부터 발주처 연결까지 자동화한 AI(인공지능) 솔루션이 등장했다. 셀리스트가 지난 9월 선보인 '맵켓(Mapket)'이다. 맵켓은 주변 상권을 분석해 맞춤형 신메뉴 레시피를 추천하고 필요한 원재료 조달까지 지원한다.

이인기 셀리스트 대표는 "야채를 시장에서 사면 더 싼데도 무조건 본사를 통해 구매해야 하는 구조가 불공정하다고 느꼈다"며 "신메뉴 개발과 저렴한 식자재 유통을 함께 제공해 일반 식당 사장님들도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메뉴 개발부터 발주까지 원스톱…3달만에 고객사 300곳


셀리스트 개요/그래픽=윤선정
셀리스트 개요/그래픽=윤선정
이 대표는 르코르동블루에서 프랑스 요리를 배운 정통 셰프 출신이다. 군 전역 후 식당을 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폐업을 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고민했지만 식자재 생산·유통 밸류체인을 이해하면 굳이 외식 브랜드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며 "전국 공장을 직접 돌며 어떤 식자재가 잘 만들어지는지 파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2023년 외식업 폐업률은 21.52%.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2020년(13.41%)보다도 높다. 식자재·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과 재고관리 미흡으로 인한 폐기율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식자재가 매장까지 오기까지 3~4단계 중간 유통을 거쳐야 해 마진이 낮고 가격 변동에도 취약하다.

맵켓은 이런 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주변 1km 상권의 메뉴와 원가를 분석해 신메뉴를 추천하고 레시피를 무료 제공한다. 이에 맞는 식자재와 발주처도 함께 제안한다. 주문한 식자재는 다음날 조리하기 편하도록 '프랩(손질·반조리)' 상태로 배송된다. 9월 베타 출시 후 이미 약 300개 매장이 이용 중이다.

현재 맵켓이 제공하는 레시피는 약 1000개. 한식·중식·일식·양식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대표는 "프랜차이즈 출신 셰프와 르코르동블루 출신 셰프 등 숙련된 전문가들이 직접 메뉴를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과 협업…글로벌 진출도 시동


맵켓의 상권 분석 리포트 결과/사진제공=셀리스트
맵켓의 상권 분석 리포트 결과/사진제공=셀리스트
신생 스타트업인 셀리스트가 '동네 식당 발주'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 식자재 유통사와 협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골목식당은 주문 규모가 작아 지역 기반 유통사에 의존하는데, 이 경우 취급 품목이 제한돼 신메뉴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 대표는 "맵켓이 동네 사장님들의 주문을 모아 대기업 유통사에 전달하는 구조라 대기업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사장님들은 더 다양한 식자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맵켓 사용 매장의 수익개선 효과도 크다. 그는 "손질·반조리 상태로 식자재가 도착해 조리 시간과 인건비가 50% 줄고, 메뉴 수는 두 배로 확대됐다"며 "식자재 폐기율은 10% 이상 감소해 이익률이 뚜렷하게 좋아진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셀리스트는 NH농협은행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기업으로도 선정돼 협업 중이다. 일부 식자재는 농협마트 상품과도 매칭해 판매하고 있으며, 7월부터는 서울 서초구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입주해 공간 지원도 받고 있다.

셀리스트는 향후 소상공인 원스톱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미국 등 글로벌 진출도 노린다. 이 대표는 "상권 기반 무료 신메뉴 컨설팅을 통해 더 많은 외식업자를 확보하고 식자재 비용을 절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외식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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