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 국회(임시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법안 의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개정 상법이 벤처기업의 경영을 흔든다는 호소가 잇따르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벤처기업에게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적용되지 않도록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벤처기업법)에 예외 조항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15일 중기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시행된 상법 개정안이 벤처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범위에 대해 중기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중기부는 벤처업계를 만나 이번 개정안으로 발생할 피해대상과 규모 등을 수집하고 있다. 향후 이를 토대로 보완 입법 등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벤처업계는 지난달 25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즉각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된 상법에 따라 기업이 신규 매입한 자사주는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는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업계에선 대기업과 다른 벤처기업의 경영 환경을 고려해 자사주 소각 대상에서 벤처기업이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이 주로 주가 관리와 주주환원 등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반면 벤처기업은 △벤처 특유의 지분변동 대응 △인재 확보를 위한 활용 △긴급자금 확보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가 쓰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기업은 외부 투자를 빈번하게 유치하면서 지분이 지속적으로 재편된다. 이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원만한 정리를 해야 기업의 연속성이 유지되는데 소각을 의무화하면 이 과정에서 지분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인재를 영입할 때 대기업만큼의 급여를 보장하지 못하는 대신 스톡옵션과 RSU(성과조건부주식)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자사주 기반의 스톡옵션을 대부분 활용한다. 또 담보 부족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벤처기업들은 기존 주주에게 부담을 주는 유상증자 같은 방식 대신 자사주를 처분해 경영위기를 벗어나는 때가 많다.
업계는 상법 개정 과정에서 벤처기업 예외조항을 삽입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개정된 상법에 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는 사유를 일부 담았으나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미봉책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안으로 떠오른 게 벤처기업법 개정이다. 일반법인 상법보다 특별법인 벤처기업법이 우선 적용된다. 실례로 상법에서는 1주당 의결권을 1개로 정하고 있지만 일정 요건을 갖춘 벤처기업은 벤처기업법에 따라 1주당 10개의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조만간 업계 의견을 반영한 벤처기업육성법 개정안 아이디어를 설계해 중기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가 이를 바탕으로 정부 입법을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정부 입법, 의원 입법과 같은 구체적 방식을 정할 단계까지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유예기간을 1년~1년 6개월로 정했다. 중기부는 이 기간이 지나기 전인 내년 3월까지 대안을 마련해 시행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에게 자사주는 단순한 재무적 자산이나 회계가 아니라 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사실상 최후의 경영권 안정화 장치인만큼 일률적인 상법 적용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