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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만 수십만원' 화물차 불법주차 해결사에 VC 지갑 열었다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09.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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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빅모빌리티 22억 프리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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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밤샘주차 화물차/사진제공=뉴스1
불법 밤샘주차 화물차/사진제공=뉴스1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등록 자동차 수는 약 2600만대. 이 가운데 약 17%인 450만대가 화물차·승합차(버스)·특수차(사다리차 등) 같은 상용차다. 길 위의 자동차 5대 중 1대가 상용차일 정도로 많지만 이들을 위한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도심 주택가에는 주차공간이 마땅찮아 큰 도로 주변에 불법주차하는 사례가 많은데 단속 강화로 화물차주가 수십만원의 과태료 폭탄을 맞는 경우도 발생한다.

빅모빌리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유휴부지를 화물차 주차장으로 조성하는 '트럭헬퍼'를 운영한다. 화물차주들은 매일 15~20분씩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대신 트럭헬퍼에서 집과 가까운 주차장을 검색해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빅모빌리티는 트럭헬퍼의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 알로이스벤처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22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화물차주 전문가가 창업…'니치'마켓인 상용차 시장 정조준"


빅모빌리티 개요/그래픽=김지영
빅모빌리티 개요/그래픽=김지영
빅모빌리티는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14년 근무한 서대규 대표가 2023년 4월 창업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규모는 크지만 아날로그적 관행이 여전한 국내 상용차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김유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상용차 수가 전체의 17%에 달하는 반면 주차장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10% 수준으로 공급과 수요 차이가 큰 시장"이라며 "승용차 시장이 이미 포화된 반면 상용차 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이어서 매력적인 투자처였다"고 말했다.

빅모빌리티는 현재 전국 41개소, 약 3만6000평(축구장 18개 규모) 규모의 주차장을 운영 중이다. 화물차 102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트럭헬퍼에 가입한 차량 대수는 850대 정도다. 월 단위로 주차공간을 차주에게 대여해주는데 재구매율은 97%에 달한다. 올해는 주차장을 50개소 이상·4만평 규모로 늘리고, 3년 내 100개소 이상·10만평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서 대표가 화물차주 옆에 선탑하며 불편을 직접 파악한 끝에 나온 서비스가 트럭헬퍼"라며 "불법주차 밀집 지역 인근 유휴부지를 확보한 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 부지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리하게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빅모빌리티는 경기도와 손잡고 유휴부지 소유주를 트럭헬퍼 가맹점주로 모집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화물차 주차장으로 활용 가능한 토지 확보에도 나섰다.

매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빅모빌리티는 트랙헬퍼 서비스 출시 1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월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올해 예상 연간 매출은 약 32억원으로, 연 손익분기점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주차장 사업 아냐…상용차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


빅모빌리티는 단순 주차장을 넘어 상용차주를 위한 금융·정비·세차 등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NH농협캐피탈과 함께 상용차 대출 금리를 낮추는 상품을 개발했고, 출장 세차업체와 PoC(사업실증)를 진행 중이다. 타이어업체와 정비 서비스 협력도 논의 중이다.

김유미 팀장은 "상용차 밸류체인 전반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아직 없다"며 "빅모빌리티는 매일 반복되는 주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부품교체·주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알로이스벤처스는 싱가포르계 벤처캐피탈(VC)다. 동남아시아 역시 물류량 증가로 화물차 주차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빅모빌리티는 국내 사업 확장 후 동남아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김 팀장은 "화물차주들은 아직도 타이어 가격이나 세차 비용을 일일이 전화로 확인할 정도로 IT 인프라가 낙후돼 있다"며 "주차장에서 출발해 타이어·정비·금융까지 차량 관리 데이터를 확보, 상용차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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