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 재제작의 악순환, AI 솔루션으로 끊어내자 뭉칫돈 들어왔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5.1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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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핫딜]리얼티쓰, 23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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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훈 리얼티쓰 대표/자료사진=리얼티쓰
전진훈 리얼티쓰 대표/자료사진=리얼티쓰

치과 진료에서 가장 흔한 불편 중 하나는 '맞지 않는 보철물'이다. 환자는 병원을 여러 차례 다시 찾아야 하고, 의사와 기공소는 추가 제작으로 시간과 비용을 잃는다. 정교한 구강 스캐너와 AI(인공지능)가 설계를 돕는 시대가 됐지만, 최종 제작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는 여전히 환자에게 불편으로 돌아온다. 보철이 완벽히 맞지 않는 문제는 디지털 치과 산업의 오랜 구조적 난제로 꼽혀왔다.

이 난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 AI 기반 치과 보철 자동화 솔루션 기업 리얼티쓰가 최근 프리 시리즈A에서 총 23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씨엔티테크, 키움투자자산운용, 비하이인베스트먼트,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신규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신용보증기금과 고려대 기술지주도 후속 투자를 이어가며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번 투자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리얼티쓰가 치과 보철 산업의 '본질적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했다는 점이다. 씨엔티테크 최현순 팀장은 "이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정교한 설계가 아니라, 설계 이후 제작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차"라며 "환자 만족도를 좌우하는 '마지막 1mm의 정밀도'는 기존 기술이 끝내 풀지 못한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AI 기반 자동 설계 솔루션은 여럿 존재하지만, 실제 기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과 적합도 편차를 줄여주는 기술은 사실상 부재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스캐너 기업인 메디트, 쓰리쉐이프(3Shape) 등이 3D 스캔과 설계 단계에서 혁신을 이뤘음에도, 기공소에서 제작된 보철물이 환자의 구강에 맞지 않는 사례는 여전히 빈번하다. 이는 디지털 덴탈 시장의 핵심 공정인 '설계-제작-적합'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설계는 디지털화됐지만 제작 단계는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고, 이 과정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오차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리얼티쓰 소프트웨어/사진=리얼티쓰
리얼티쓰 소프트웨어/사진=리얼티쓰

리얼티쓰는 바로 이 공백을 파고들었다. 회사는 'AI 자동 설계-오차 검수-제작' 공정을 하나의 워크플로로 통합하고, 기존 소프트웨어가 놓치던 적합도·두께·대합치 간섭 등을 자동 분석·보정하는 AI 검수 엔진을 구현했다. 환자별 맞춤 보철물에서 반복되던 '미세한 부정합'을 사전에 차단하는 구조다.

이 기술이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치과기공소 운영이 있다. 리얼티쓰 전진훈 대표는 치과기공사 출신으로, 보철 제작부터 연구·교육까지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고려대 보건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임상 및 디지털 덴탈 연구를 이어오며 기술적 기반을 탄탄히 쌓아왔다.

일반 덴탈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외부 치과나 기공소에 의존해 PoC(기술 검증)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리얼티쓰는 자체 기공소에서 'AI 모델 개발→제작→오류 검수→보완' 사이클을 하루 단위로 반복한다. 현장에서 즉각 피드백을 받아 개선이 이뤄지는 구조 덕분에 기술 고도화 속도도 빠르다. 최 팀장은 "요즘은 PoC만 하고 본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리얼티쓰는 PoC가 자연스럽게 매출로 전환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며 "기술력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바로 쓰이는 실행력을 갖춘 팀"이라고 평가했다.

리얼티쓰 소프트웨어 소개 자료/사진=리얼티쓰
리얼티쓰 소프트웨어 소개 자료/사진=리얼티쓰

리얼티쓰는 또 난도가 높은 '롱 유닛 풀 지르코니아 임플란트' 보철까지 자동 설계할 수 있는 엔진을 확보해, 자동화가 어려웠던 고난도 영역까지 기술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아울러 CNC와 3차원(D)프린팅, 고주파 열을 이용해 금속을 빠르고 균일하게 용해·주조하는 치과용 정밀 주조 기술인 하이프리퀀시 캐스팅까지 결합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제조시스템'을 구축해 제작 시간 단축, 비용 절감, 품질 균일화 등도 구현했다.

리얼티쓰는 기공소 운영과 솔루션 개발을 병행하며 2023년 약 25억원, 2024년에는 40~5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환경도 리얼티쓰에 우호적이다. 리얼티쓰와 관련 학회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치과 시장은 2025년 약 96억 달러(약 15조 원)에서 2030년 152억 달러(22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연평균 9.6%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최 팀장은 "고령화, 기공 인력 부족, 환자 맞춤형 보철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업계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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