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생기연이 개발 기술을 적용한 초소형 로봇 응용 예시/사진=생기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송전선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자기장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신개념 에너지하베스팅 기술을 개발했다.
생기원 에너지나노그룹 윤승하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송전선 주변에서 형성되는 원형 자기장을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새로운 하베스팅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중앙 고정·양측 자석 배치' 방식의 대칭 진동 구조다. 자기장 기반 에너지하베스팅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이 변할 때 자석에 작용하는 힘이 달라지고, 이 힘에 의해 피에조(Piezoelectric) 소재가 휘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이용한다. 피에조는 기계적 변형이 반복되고 크게 발생할수록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공진 상태에서 충분한 변형을 유도하는 구조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인 자기장 하베스팅 방식은 피에조 한쪽을 고정하고 다른 한쪽에 자석을 배치해 외부 자기장의 변화에 따라 자석이 움직이도록 설계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방식을 한 단계 확장해 송전선에서 발생하는 원형의 교류 자기장이 자석을 지속적으로 밀고 당긴다는 점에 착안, 양쪽 자석이 동일 방향으로 움직이며 공진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칭 구조의 에너지하베스팅 모듈을 개발했다.
이 모듈은 피에조를 중앙에 고정한 뒤 양쪽에 서로 반대 극성을 가진 영구자석을 배치해, 자기장 방향 변화에 따라 양측 자석이 동시에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단일 자석·단일 피에조 구조보다 최대 2배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된 에너지하베스팅 모듈/사진=생기연 연구팀은 여기에 자기장을 모아주는 장치인 자기집속기(MFC)를 추가해 약한 자기장에서도 자석이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피에조 단위 면적당 전력 변환 효율이 기존 대비 20% 이상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기술 검증을 위해 연구팀은 헬름홀츠 코일을 활용해 송전선 주변과 유사한 10가우스(Gauss) 이하의 자기장 환경을 구현했다. 실험 결과, 개발된 에너지하베스터는 송전선 부근 수준인 약 5.4가우스의 약한 자기장에서도 ㎤당 25.2mW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승하 수석연구원은 "송전선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약한 자기장도 유용한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향후 송전설비 주변 IoT(사물인터넷) 센서, 초소형 드론 등 충전이 어려운 장치에 적용해 상시 자가전원이 가능한 에너지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