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일 '척척', 잠도 안 자"…배터리 '구원투수' 된 휴머노이드

최경민 기자 기사 입력 2026.01.0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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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이자 소비자… CATL, 커넥터 연결에 '샤오모' 투입
2030년 60만대 보급 전망… 전기차 수요 위축 희석 기대

CATL이 투입한 휴머노이드/그래픽=이지혜
CATL이 투입한 휴머노이드/그래픽=이지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6'을 통해 부상한 휴머노이드가 배터리업계의 판도도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휴머노이드를 활용한 공장효율 혁신은 물론 휴머노이드 확산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까지 모두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8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지난달 무렵부터 중저우 배터리 공장에 휴머노이드를 대규모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스피릿AI'가 개발한 이 휴머노이드의 이름은 '샤오모'(Xiaomo)다. 상반신은 인간과 유사한데 하반신에는 바퀴가 달렸다. VLA(시각언어행동) AI(인공지능)모델을 탑재해 주변 환경변화를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그립을 조절할 수 있다.

이 휴머노이드는 CATL 공장에서 고전압 배터리 커넥터를 연결하는 작업에 투입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명했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안전위험이 적잖은 공정과정에서 로봇이 과감하게 활약하기 시작한 것이다. CATL 측은 샤오모가 배터리공장에서 99%의 작업성공률을 달성한 것은 물론이고 일일 작업량이 인간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CATL은 SCMP를 통해 "휴머노이드로봇이 숙련된 인간 작업자와 맞먹는 속도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대규모로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의 경우 환경에 따라 수율이 들쭉날쭉하는 등 민감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휴머노이드가 벌써 공정과정에 적용된 것이다. 세계 1위 배터리업체 CATL이 선수를 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산업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휴머노이드로봇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 미국 신공장에 투입한다고 발표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ES 2026'과 CATL의 사례를 볼 때 휴머노이드가 이차전지 제작과 같은 복잡한 공정에서도 본격 활약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며 "안전걱정이 덜하고 잠을 자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대거 보급된다면 공장의 효율성이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그 자체가 배터리업계엔 새로 열리는 시장이 될 수 있다. CATL만 봐도 샤오모에 자사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의 '옵티머스'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로봇시장 규모는 2025년 2만대 수준에서 2030년 60만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시장진출 의지를 보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휴머노이드로봇의 보급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배터리기업 입장에선 전기차 수요위축의 악영향을 어느 정도 희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용 배터리는 탑재공간이 좁은 반면 작동을 위해 높은 출력과 강한 내구성을 요구한다"며 "고출력·고용량·고성능 배터리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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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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