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만으로 바닷물을 식수로…UNIST 전력 없는 담수화 기술 개발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6.01.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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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없이 햇빛만으로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꾸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현 교수 연구팀은 태양빛을 받아 바닷물을 빠르게 가열·증발시키는 고성능 해수 담수화 장치(증발기)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장치는 바닷물을 증발시킨 뒤 수증기를 다시 물로 응축해, 별도의 전기나 연료 없이도 깨끗한 식수를 만들어낸다.

연구팀이 만든 증발기를 바닷물 위에 띄우면 1㎡ 크기에서 1시간에 약 4.1리터의 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바닷물이 증발하는 속도의 약 7배에 달하며, 지금까지 보고된 산화물 기반 태양광 증발기 중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높은 성능의 비결은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광열변환 소재에 있다. 이 소재는 태양빛을 흡수해 열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증발기 표면에 얇게 코팅돼 바닷물을 빠르게 데운다.

연구팀은 망간 산화물이라는 안정적인 소재에 구리와 크롬을 섞어 새로운 3원계 산화물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밴드갭 엔지니어링'이라는 기술을 적용해, 소재가 흡수할 수 있는 빛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넓혔다. 그 결과 이 소재는 자외선부터 가시광선, 근적외선까지 태양빛의 97.2%를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인 산화물 소재가 가시광선만 일부 흡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개선이다.

흡수한 빛을 열로 바꾸는 효율도 크게 높였다. 구리와 크롬이 포함되면서, 들어온 빛 에너지가 다시 빛으로 튕겨 나가는 대신 대부분 열로 전환된다. 그 결과 소재 표면 온도는 최대 80℃까지 올라간다. 이는 기존 망간 산화물(63℃)이나 구리-망간 산화물(7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장치의 구조 역시 실용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연구팀은 역(逆) U자형 구조를 적용했다. 물이 증발하는 면에는 물을 잘 흡수하는 섬유를, 나머지 부분에는 폴리에스터를 사용했다. 폴리에스터 섬유는 빨대처럼 물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소재가 가진 소수성(물과 잘 섞이지 않는 성질) 덕분에 소금이 표면에 쌓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게 한다. 이를 통해 바닷물 증발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염분 축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

장지현 교수는 "기존 산화물 기반 소재는 빛을 흡수하는 범위가 좁아 효율이 낮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했다"며 "내구성이 뛰어나고 대면적으로 만들기도 쉬워 실제 식수 부족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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