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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의 메가플랜 고등어 양식장 /사진제공=메가플랜
국민 생선으로 불리며 서민들의 밥상을 책임져온 고등어 가격이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염장 고등어 1손 가격은 6일 기준 6210원으로 1년 전보다 32.69%나 급등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고등어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산기술 스타트업 메가플랜이 '1달러 고등어'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국민 생선의 지위를 지키겠다고 나섰다. 메가플랜은 최근 최근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인포뱅크,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제주창조경제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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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에 민감한 고등어, '육상 양식'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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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플랜은 2019년 설립 이후,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등어 연중 산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통적인 해상 가두리 양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1년 내내 고품질의 고등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함슬범 블루포인트 수석심사역은 "메가플랜은 육상 수족관 양식 기술을 활용해 고등어 수급 문제와 환경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고등어는 온도 변화와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한 어종이다. 수온이 상승하면 산란을 하고, 급격한 수온 변화가 있을 때는 먹이를 먹지 않아 성장이 더뎌진다. 또한 운송 과정 중 스트레스로 인해 폐사하는 경우도 많다. 메가플랜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적의 수조 설계와 환경 제어 기술을 접목했다.
메가플랜의 유철원 대표는 창업 전 삼성중공업에서 10년간 해양 건축 및 특수선 설계를 담당했다. 이 경험을 살려 해양 기후와 수심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등어의 연중 산란 기술 개발과 육상 인공 양식장 구축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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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술로 '고등어 양식'의 혁신을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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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고등어 양식은 자연산 치어를 포획한 뒤 해상 가두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메가플랜은 빛의 노출 시간과 강도, 수온을 조절해 고등어의 생체리듬을 자극하고 번식 호르몬의 분비를 유도하는 연중 인공 산란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2개의 특허를 등록하고, 2개를 출원 중이다.
유 대표는 "고등어를 산란부터 성어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도 △빛 △용존산소 △사료 등이 중요하다"며 "이 기술을 통해 기존에는 1년이 걸리던 성어(300~500g) 생산 기간을 부화 후 6개월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식의 강점을 활용해 영양제를 투입해 지방 함유량을 높이고, 출하 전 수온을 낮춰 식감을 풍부하게 하는 등 상품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양건축 경험을 살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양식장을 구축했다. 우선 적외선 카메라와 머신 비전 기술로 고등어의 행동, 건강상태,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IoT(사물인터넷) 센서가 수질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최적의 사육 환경을 유지한다. VR(가상현실) 기술도 적용해 양식장 가상 모델을 구축하고 사료 공급, 성장 주기 등 다양한 변수를 시뮬레이션하는 점도 특징이다.
함 심사역은 "메가플랜은 단순히 고등어 연중 산란 기술뿐 아니라, 유 대표의 건설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업과 AI 전환(AX), 디지털 전환(DX) 전문성을 갖춘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제조업 관점에서 육상 양식장은 AX와 DX가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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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청정 해수로 키워낸 '1달러 고등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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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플랜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리에 약 4000㎡ 규모의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22개의 수조에서 제주 청정 해수인 용암 해수를 활용해 미세 플라스틱이나 해양 세균 걱정 없는 건강한 고등어를 길러낸다. 지난 1월에는 인공 산란 1세대를 성공적으로 출하, 판매하며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메가플랜은 제주 양식장을 확장하고 경남 지역에 새로운 육성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1월 수산물 유통 브랜드 '피사파더'를 운영하는 타이드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전국 단위의 판매망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 심사역은 메가플랜의 상업화 계획 및 일본 진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메가플랜은 3단계로 나눠 1단계(횟감용 활고등어), 2단계(냉동고등어), 3단계(해외수출)를 계획하고 있다.
함 심사역은 "일본인들은 방사능 오염 이슈가 있는 일본산 고등어보다 한국산 고등어를 더 선호한다"며 "다양한 기업들이 메가플랜과 협업을 원하고 있어 빠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고등어 500g을 1달러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이는 현재 고등어 시장을 완전히 재편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모든 소비자가 바다에서 잡은 자연산보다 저렴하고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건강한 고등어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