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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 /사진=김진현 기자
인천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액셀러레이터(AC) 탭엔젤파트너스가 설립 7년 차를 맞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태펀드 해양 계정에 이어 초기 딥테크 계정,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농식품 벤처펀드 등 정책펀드 위탁운용사(GP)에 잇따라 선정되며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탭엔젤파트너스의 누적 투자조합 결성규모는 550억원에 달한다. 주로 초기 기술기업 발굴에 집중하며 현재까지 60곳에 투자했다. 사명의 '탭(TAP)'은 'Tech Angel Partners'의 약자다. 2018년 설립 이후 3년만에 40억원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결성했고 2022년에는 팁스(TIPS) 운영사로 선정되어 다수의 초기 기업을 발굴, 육성해왔다.
장안나 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는 인천테크노파크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거쳐 탭엔젤파트너스에 합류했다. 박재현 대표의 삼고초려로 합류한 그는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 사후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장 부대표는 "우리는 창업 1~2년 이내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보통 초기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데 평균 2.5년 정도 걸리지만 우리 포트폴리오 기업은 평균 1.3년 안에 후속 투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탭엔젤파트너스의 강점은 유망한 초기기업 발굴뿐 아니라 끊임없는 컨설팅을 통한 육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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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기업 후속 투자유치 평균 2.5년...탭 투자 기업은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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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엔젤파트너스의 강점은 액셀러레이팅 위탁사업에 있다. 정부·지자체와 함께 기업을 선발하고 멘토링·IR 자료 작성·데모데이 개최까지 지원한다. 타 투자사에겐 투자할 만한 기업을 발굴하는 '딜 소싱'의 장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탭엔젤파트너스의 투자기업 분석이 꼼꼼하다고 평가한다. 장 부대표는 "그렇게 소문이 난 이유는 투자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잘 해준 덕분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탭 투자기업은 괜찮다'는 업계의 평판과 신뢰가 진심을 담아 기업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장 부대표는 "우리는 투자기업을 단순한 포트폴리오로 보지 않는다"며 "젊은 창업자들이 많은데 동생이 창업한 기업처럼 끝까지 보살피는 AC를 지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탭엔젤파트너스 소속 인력들은 피투자기업의 밸류업을 위해 밀착 관리하며 성장을 돕고 있다. 피투자기업에 법률, 노무, 재무 등 컨설팅 외에도 전문인력 영입, 인력 파견 등 도움을 주며 성장을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후속 투자를 받으려면 VC와의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투자기업을 얼마나 잘 밸류업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시나몬랩과 엠오피다. 재무, 마케팅 관련 인력을 파견해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SI(전략적 투자자)와 FI(재무적 투자자) 투자를 유치하도록 도운 덕분에 두 회사는 후속 투자유치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도 오르며 성장하고 있다.
시나몬랩은 아마존 판매 1위 에너지드링크 '셀시어스'의 국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해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엠오피는 3D 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인공치아 제작 등 의료기기 사업으로 스케일업에 성공한 사례다.
장 부대표는 "보육 기간이 끝나도 요청이 오면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IR 자료만 만들어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정말 성장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피투자기업의 성장이 중요하기에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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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유망 기업 발굴, 동반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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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엔젤파트너스는 여러 대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LS일렉트릭과 같은 일부 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 펀드에 직접 출자하며 탭엔젤파트너스와 함께 스타트업 성장 지원 및 신사업 기회 발굴에 나서고 있다.
탭엔젤파트너스의 또 다른 강점은 벤처캐피탈(VC)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다. 장안나 부대표는 "액셀러레이팅 위탁사업에 심사역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결국 우리가 투자한 기업에 대한 신뢰와 VC와의 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모멘텀 데이'라는 IR 행사를 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동안 7개 이상 기업을 VC 심사역과 일대일로 연결해 평가와 조언을 받는 자리다. 장 부대표는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행사인 만큼 신뢰 관계가 없다면 심사역을 모시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AC나 VC가 찾는 좋은 창업자의 조건으로 '몰입'과 '진정성'을 꼽았다. 탭엔젤파트너스 명함 뒷면에는 'Run for the crazy one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장 부대표는 "창업은 안정적인 직장 생활과 다르기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야 한다"며 "기술력은 기본이고 시장성과 추진력, 그리고 '이 사업을 꼭 하고 싶다'는 진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공공 영역에서 일하다 민간 투자사로 옮겨온 배경 역시 이러한 철학과 맞닿아 있다. 그는 "박재현 대표가 '좋은 기업을 아주 초기부터 발굴해 성장시키는 투자사'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거듭 강조하면서 진심 어린 투자사라고 느껴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투자기업을 '드롭(drop)'하지 않고 업계에서 모범이 되는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끝까지 함께한다는 점에서 돈을 버는 일 외에도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탭엔젤파트너스는 인천을 넘어 경남, 부산 등 지역과 밀착해 투자 기업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해양펀드와 농식품펀드를 활용해 지역 기업을 발굴하고, 지역 청년 창업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현재 경남 창원과학기술진흥원과 부산 국립한국해양대학교에 사무소를 열고 지역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비브릿징 데이'를 개최해 9개 기관과 60여명의 VC·AC를 모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장 부대표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그랬듯 AI 붐과 같은 거대한 시류적 흐름이 지나가면 유망 기업이 등장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수익을 낼 수 있느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AI 붐이 부는 변화의 시기에 동반자로서 차세대 유망 기업 발굴에 동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