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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하라 히데유키 파크샤캐피탈 대표 /사진=파크샤캐피탈 제공"일본은 제조업 문화가 강해 납기나 품질 요구 수준이 높고 '감점주의' 사고방식이 강하다. 사소한 실수로도 신뢰를 잃기 쉬우며, 잦은 정보 공유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철저한 현지화 노력이 필요하다."
파크샤(PKSHA)캐피탈은 일본의 AI(인공지능) 기업 파크샤테크놀로지스가 모회사인 벤처투자사(VC)다. 기존 산업에 AI를 접목해 혁신을 이끌어내는 모든 기업에 투자한다. 전략적 투자(SI)가 아닌 100% 재무적 투자(FI)에 중점을 둔다.
에비하라 히데유키 파크샤캐피탈 대표는 베테랑 투자전문가. 또다른 일본 VC 사이버에이전트캐피탈에서 12년간 재직했으며 이 시기 배달의민족, 블라인드, 리멤버 등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이처럼 한일 투자시장에 모두 밝은 그는 최근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일본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일본은 한국과 '닮았지만 다른 나라'이므로 한국식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려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말 서울경제진흥원(SBA) 산하 인베스트서울이 독립기관인 '서울투자진흥재단'으로 출범하면 해외자본을 서울로 유입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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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창업자들 열망 강해"…'서울투자진흥재단' 출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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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샤캐피탈(PKSHA Capital) 개요/그래픽=최헌정파크샤캐피탈은 현재 2개의 '파크샤 알고리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19년 2월 59억엔(약 560억원) 규모로 결성된 1호 펀드는 대부분 투자한 상태이고, 2023년 2월에 65억엔(약 617억원) 규모로 조성한 2호 펀드는 활발히 투자를 진행 중이다.
2호 펀드의 출자자(LP)는 일본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일본의 AI 분야 유명 학자인 마츠오 유타카 도쿄대 교수가 설립한 연구법인 '마츠오 연구소'가 공동 운용사(Co-GP)를 맡고 있다.
파크샤캐피탈은 일본을 포함해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 포트폴리오는 재능개발 플랫폼 '꾸그'를 운영하는 글로랑이다. 글로랑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5년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에비하라 대표는 "한국에서는 주로 프리시리즈A부터 시리즈A 단계에 집중하고 일본에서는 시드 라운드를 포함한 초기 단계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정부 지원이 두터운 동시에 창업자들의 열정도 뜨겁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보다 지원금 규모가 크고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원 시설이 많으며, 모태펀드 출자 시스템이 체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창업자는 성공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며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일본 스타트업들에 비해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했다.
아울러 서울투자진흥재단 출범에 대해 "독립 재단으로 출범하면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기존에는 어려웠던 일들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자율적인 재량권을 갖고 더욱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는 만큼 파크샤캐피탈과 같은 글로벌 VC 및 주요 국부펀드 등과 네크워크를 강화해 해외자본을 서울로 견인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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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출시 일본어 중요…다양한 협력 모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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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하라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유치를 위해선 "어떤 어려움과 수요를 어떻게 서비스로 풀어 돈을 벌 것인지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다른 회사와 비교했을 때 해당 기업이 가진 경쟁 우위성을 철저하게 분석해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에 진출할 때는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어를 잘 하는 외국인 기업에 대해 더 호감을 느낀다는 이유다.
그는 일본 VC에 대해 "투자 기업에 대한 인큐베이션과 지원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다른 투자자 소개, 일본 지사 설립시 인력 소개 등 HR(인재관리) 지원, 포트폴리오사 간 비즈니스 연결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어 "VC 투자 외에도 디지털 전환(DX)에 적극적인 일본 회사들과의 업무제휴, JV(합작법인) 설립, 상품·서비스 판매 대리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 지식이 있는 일본인을 컨설턴트나 고문으로 초빙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VC는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적절한 대상에 적절한 유동성을 공급해 한국에서 제2의 카카오 같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