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오래 못 다녀" 그 말 틀렸다…3개월 만에 퇴사, '진짜' 이유는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05.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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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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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일하며 쌓인 무언가의 균열이 만들어낸 결과다. 업무가 너무 많거나, 보상이 부족하거나, 리더십이 부재하거나, 성장의 경로가 막혀 있거나, 이런 여러 요인이 '퇴사'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신규 입사자의 이탈은 입사 후 첫 3개월 내 집중되며, 연봉이 4000만원 아래일 경우 퇴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대는 이직을 자주 한다'는 통념을 깨고 30대 초반 이후 퇴사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것도 확인됐다.

6일 기업용 HR(인재관리) 플랫폼 플렉스(flex)가 작성한 '인재 밀도를 지키는 조직의 조건: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구성원 리텐션(유지) 요인을 도출하다'는 제목의 HR 데이터 리포트에는 이 같은 내용의 분석 결과가 담겼다.

리포트는 2023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24개월 이상 플렉스를 이용한 사업장 및 소속 정규직 구성원 관련 데이터 287만2607건을 가명화 처리한 후 자체 개발한 AI 기반 '리텐션 예측 모델'로 분석했다.

리텐션 예측 모델은 퇴사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식별하고, 각 요인의 리텐션 영향도를 파악하는 AI 기반 모델이다. 인사 정보, 인구통계적 정보, 회사 및 소속 부서의 특성, 근태 데이터 등 독립변수와 특정 기간 내 퇴사 패턴을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켰다.

플렉스 관계자는 "이 리포트는 응답자의 주관과 편향이 개입될 수 있는 설문조사 방식의 통계와 달리 실제 기록된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플랫폼에 표준화된 형태로 실시간 수집·축적되는 양질의 데이터가 분석의 정확성과 신뢰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플렉스는 최근 2년 이상 정규직 입사자의 월별 퇴사율을 분석한 결과 △입사 1년 내 퇴사율이 29.1%에 이르는 점 △1년 중에서도 초기 3개월 내 퇴사 비중이 41.6%에 달하는 점에 주목했다. 초기 3개월간 조직 경험이 근속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에 플렉스는 이번 리포트에서 '입사 3개월 내 퇴사'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 주목해 리텐션 예측 모델을 적용하고 심층 분석을 진행했다.


연봉 7000만원 이상부터 퇴사율 '급감'


우선 연봉과 초기 리텐션의 상관관계는 매우 뚜렷했다. 연봉이 4000만원 미만일 때 리텐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7000만원대 이상으로 갈수록 긍정적 영향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아울러 20대는 모든 연봉대에서 다른 연령대보다 퇴사율이 낮았다.

연봉 2000만원대의 퇴사율은 14.8%, 8000만원대 이상의 퇴사율은 5.7%로 2.6배 가량 차이가 났다. 연봉이 높아질수록 퇴사율이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6000만원대의 퇴사율 10.5%에서 7000만원대는 7.3%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빠르게 퇴사한다는 통설과 달리 연령대가 높을수록 퇴사율이 높아지는 추이도 보였다. 시니어의 경우 고경력 인재에 대한 채용 경쟁 심화, 직장생활 이외 직업적 대안 모색, 오랜 업무관습으로 인한 컬쳐핏 불일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부서 구성원의 평균 연령과 신규 입사자 연령의 격차가 위로든 아래로든 일정 수준 이상 차이가 날 때 퇴사율도 같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소속 부서 구성원의 평균 근속연수와 신규 입사자의 3개월 내 리텐션 간 상관관계도 분명한 경향성을 나타냈다. 평균 근속연수가 5년 이상인 부서와 1년 미만인 부서 간 신규 입사자의 조기 퇴사율은 거의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근무시간의 경우 소속 부서의 월 평균 초과 근무시간이 짧을수록, 또 원격 근무시간이 길수록 리텐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초과 근무시간이 월 평균 15시간 이상인 경우 3개월 내 퇴사율이 급증했고, 원격 근무시간이 월 평균 20시간이 넘으면 퇴사율이 급감했다.

통근거리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3개월이면 통근거리로 인한 피로도가 아직 누적되지 않았거나 이미 구직 및 채용 과정에서 통근거리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군의 경우 교육·서비스업이 2.5%로 가장 낮은 퇴사율을 보였다. 정보통신업이 8.8%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며 △도매·소매업 △제조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순으로 12~13%대의 비교적 높은 수준의 조기 퇴사율을 보였다.

기업규모 측면에서는 0~100명 구간일 경우 신규 구성원의 3개월 내 퇴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입사자 대부분의 3개월 내 리텐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플렉스는 스타트업의 경우 "성장 기회를 민첩하게 발굴하거나 변화가 잦은 스타트업에서 높은 퇴사율을 실패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높은 퇴사율은 조직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재의 자발적 이탈'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플렉스는 리포트에서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기업들이 인재밀도를 지키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연봉구조 혁신 △평균 근속 1년 미만 팀에 대한 온보딩 강화 △인재 유형에 맞는 리텐션 제도 기획 △퇴사 리스크 조기 탐지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등이다.

플렉스 관계자는 "리텐션에 영향을 끼치는 HR 요인을 파악하고 각 요인의 데이터를 통해 조직의 리텐션 수준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감이 아닌 동일한 지표와 언어로 조직의 리텐션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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