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간 모펀드' 공염불 안되려면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04.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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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민간 모펀드 도입 근거를 담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통과했다. 민간 모펀드는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이다.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한 별도 간담회까지 열었다.

중기부가 이렇게 민간 모펀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부의 벤처투자 방향성 때문이다. 올해 초 정부는 모태펀드 예산을 40% 삭감하면서 정책 주도의 벤처투자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모태펀드 축소로 인한 공백을 민간 모펀드로 메우겠다는 것.

중기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초 민간 모펀드 결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조직했다.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도 민간 모펀드 결성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기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민간 모펀드의 주요 출자자(LP) 역할을 해야 하는 금융권과 기업은 냉담하다. 민간 모펀드 TF와 중기부 관계자들이 여러 은행과 기업을 만나 민간 모펀드 출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만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앞서 SK텔레콤 (52,200원 ▲1,000 +1.95%), KT (37,000원 ▲500 +1.37%), LG유플러스 (9,830원 ▲20 +0.20%) 등 통신 3사가 총 3000억원을 출자해 만든 'KIF'(Korea IT Fund)가 있긴 하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최근 대내외적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선뜻 거액의 출자를 결정할 수 있는 금융권과 기업은 없을 것이다. 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통해 이미 벤처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민간 모펀드에 출자할 기업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중기부는 민간 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혜택은 크지 않다. 국내 법인이 민간 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최대 8%를 세액공제해준다. 일반 벤처펀드로 투자할 때 공제되는 5%보다는 높지만 최근 고금리 시장 상황과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혜택이 크다고는 볼 수 없다.

정부의 주장처럼 벤처투자 생태계를 민간으로 확장시킬 필요는 있다. 민간 모펀드는 정책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혁신기업을 발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간 모펀드가 활성화되고, 벤처투자 생태계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려면 이에 걸맞는 더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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