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이제는 정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따라가야 한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기사 입력 2025.07.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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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새 정부 출범 이후 AI(인공지능) 중심의 신산업 육성이 국가 어젠다가 됐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대감도 크다. 지난 10여년의 성공적인 디지털전환(DX) 이후 가장 파괴력 있는 변화, AX(인공지능 전환)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더 이상 경제의 조연이 아니다.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 사회문제 해결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성장 엔진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창업은 위험 부담이 큰 선택으로 인식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다.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기존 산업 질서를 우선하고 있다. 모든 규제는 기본적으로 사전 허가 중심이고, 기술 변화 속도에 비해 제도적 대응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규제를 피해가는 데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 스타트업이 정책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와 요구에 발맞춰야 할 시점이다.

새 정부는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위해 GPU 확보 및 AI 데이터센터 건설, 거대·소규모 언어모델 연구·개발 및 사업화 지원, 국가대표 AI기업 육성 및 민관 합작 투자 추진 등을 제시했다. 최근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센터장이 임명되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지명되면서 신산업과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안 마련과 추진 속도 제고, 민간과의 실질적 협력 강화를 통한 정책의 현장 적용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실행안 마련도 시급하다. 우리 정부의 초기 창업지원 정책은 그간 꾸준히 발전하여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이제 그 다음, 역량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담대한 정책을 가져야 한다. 과감한 투자, 획기적 보상, 선진적 자본시장과 유연한 노동환경, 글로벌 진출 지원 등 입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신산업 스타트업이 유효 수요를 만나 시장의 변화를 만드는 결정적인 순간, 신산업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구조적 장치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정책 설계자들은 창업가의 언어와 논리,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도권에 편중된 창업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생태계 성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지역 기반 스타트업은 인재, 자금, 네트워크 등 여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지역 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적 투자가 절실하다. 창업 활성화가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창업 생태계 전반의 역동성을 높이는 길이다.

이 모든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창업가와 생태계 주체들이 정책 수립과 실행에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스타트업이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닌 공동 설계자이자 실행 파트너로서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창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반영될 수 있는 민간 중심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서 출범한 'AI 싱크탱크' 또한 이러한 흐름의 한 예다. 정책은 더 이상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생태계 변화에 유기적으로 조정·진화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이제 단순한 '창업'을 넘어 현장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직접 제기하는 산업 변화의 실천자로 부상했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가 주최한 AI 정책 간담회에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해 현장 중심의 AI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AI 혁신의 중심에 스타트업이 존재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스타트업의 요구와 생태계의 변화에 발맞춰, 정책이 유연하게 따라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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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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