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스타트업, 왜 글로벌로 가야 하는가

이세용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코리아(DSHK) 대표 기사 입력 2025.07.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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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용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DSH) 코리아 대표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양적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2023년 기준 약 20만개의 기술 기반 창업기업 중 1만2000여개가 투자를 유치했고, 한 해 고용창출은 15만명에 이른다. 연간 투자유치 규모도 4조원을 넘어서며, 스타트업은 이제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성장은 대부분 내수시장에 집중돼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률은 8%로, 글로벌 평균(25%)에 비해 낮다.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스타트업의 비율도 한국은 5%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25%), 독일(18%), 이스라엘(15%)은 이 수치가 월등히 높다. 해외자본 유입률 또한 한국은 7%에 불과해 싱가포르(32%), 영국(25%)과 격차가 크다. 수치가 말해주듯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양적 지표로는 성장했지만 '내수 기반의 확장'이라는 한계 속에서 글로벌 시장과의 실질적 연결은 구조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전략 부재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은 반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 인해 대륙과 해양 사이에 고립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이는 과거부터 글로벌 시장과의 물리적 접촉면을 제한시켜 왔고, 결과적으로 해외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타트업의 등장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들었다.

내수시장의 특성도 글로벌화를 방해하는 요소다. 소비자 성향, 언어, 결제 방식, 문화 등이 지나치게 동질적인 한국 시장에서는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한 제품 설계나 글로벌 표준 운영 방식을 실험할 기회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제품이나 조직이 해외 시장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투자 생태계 역시 양적으로는 활발하지만 글로벌 확장 지원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2023년 기준 한국 VC(벤처캐피탈)는 연간 약 2474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VC 수도 383개로 적지 않다.

그러나 투자당 평균 금액은 약 1억2800만원으로, 미국 평균(1500만달러, 약 19억5000만원) 대비 10~15배 낮다. R&D(연구개발), 해외 마케팅, 글로벌 인재 채용 등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엔 부족한 규모다. 결국 양적 분산형 투자 중심 구조가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에 필요한 집중적·전략적 자금 공급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실행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로 연결하려면 초기부터 시장 접근, 고객 정의, 자본 구조를 글로벌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싱가포르의 'IJOOZ'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비즈니스를 설계, 창업 1년 만에 일본 시장에 진출해 현지 니즈에 맞춘 유연한 모델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도약하려면 글로벌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 글로벌은 도전이 아니라 기본값(Default)이며 초기 사업 전략 단계에서부터 내재화되어야 할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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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세용 드레이퍼스타트업하우스코리아(DSHK)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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