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때 이른 벚꽃 개화, 마냥 즐거울 일 아니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3.04.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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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벚꽃이 평년(1991~2020년 평균)보다 최대 16일이나 일찍 개화했다. 때 이른 시기에 벚꽃이 망울을 터뜨리자 전국 곳곳의 벚꽃 명소들은 가족과 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은 기후변화 탓이다. 지금 속도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21세기 후반에는 벚꽃을 비롯해 개나리·진달래 등 봄꽃의 개화 시기가 23~27일 앞당겨져 대구의 경우 벚꽃이 2월27일에 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벚꽃의 이른 개화 현상은 동식물은 물론 우리 인간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표적 매개충인 벌이 수분을 옮기지 못하고 폐사하면 새와 같은 상위 포식자 멸종부터 궁극적으로는 인간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가 우려된다.

문제를 막으려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후테크'로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제대로 된 투자와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도 기후테크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말 기후테크 스타트업들과 간담회에서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의 해답을 제시하는 창의적인 접근법"이라고 띄우며 과감한 육성책 마련을 강조했다.

앞으로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각종 규제와 이벤트성 지원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연구개발(R&D) 능력이 뛰어나지만 관련 기술의 실증을 마쳤음에도 사업화가 늦춰져 폐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친환경 소재를 제조하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폐기되는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순환 능력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증설해야 하지만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를 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선 장기화하는 투자 혹한기 상황에서 정부가 기후테크 모태펀드 등을 통해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대표적인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가 제안한 것처럼 정책자금 출자사업에 기후테크 트랙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자금확충 방안에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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