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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AI 국가 전략에서 스타트업은 얼마나 중요한가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기사 입력 2025.07.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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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대한민국을 AI(인공지능) 초강국으로 만들겠습니다."

이재명정부는 AI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언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확충, 초거대 AI모델 개발, 인재양성 등 전방위 정책을 펼친다. 대통령실은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했고 테크기업 출신 인사들이 정부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 가지 질문은 남는다. 우리의 AI 국가전략에서 스타트업은 얼마나 중요한가. 정부의 AI 전략은 대부분 대기업, 연구기관, 대학교 중심으로 기획됐다. 반면 AI 스타트업은 정책의 수혜대상은 될지언정 전략의 중심에는 있지 않다.

정부는 GPU 인프라 1만장 확보, AI 슈퍼컴퓨터 구축 등의 계획을 세웠으나 대부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나 대기업 중심의 배분구조다. 스타트업은 후순위 배정에 자부담 조건을 감수해야만 한다. 모델학습을 반복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는 경쟁력의 뿌리를 흔들 수 있는 문제다.

AI 투자인프라도 부족하다. AI 특화펀드는 아직 드물고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의 운용구조도 초기 고위험 AI 창업을 빠르게 뒷받침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이 공언한 'AI 100조원 투자'에서 스타트업의 몫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AI 혁신의 최전선은 오히려 스타트업에 있다.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퍼플렉시티AI(Perplexity AI) 등 세계적 AI 선도기업 모두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혁신을 주도했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의 미스트랄AI(Mistral AI) 독일의 알레프알파(Aleph Alpha) 캐나다의 코히어(Cohere) 등 초거대 AI를 개발하는 각국 기업들도 모두 스타트업으로 민간 벤처캐피탈, 국가펀드, 테크 창업가들의 투자를 받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챗GPT(ChatGPT) 이전 오픈AI는 무명에 가까운 연구조직이었지만 2025년 현재 400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AI시장을 선도한다. AX(AI 전환)의 실질적 효과는 민간서비스, 산업응용, 소비자 접점에서 발생하며 이는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진정한 초격차는 투입한 자원의 총량이 아니라 자원의 접근성과 활용구조에서 나온다.

이제 정부는 스타트업이 AI정책의 들러리가 아니라 중심적인 주체로 설 수 있는 제도적 설계에 나서야 한다. 우선 GPU 등 AI 인프라의 스타트업 우선 접근권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정책적 접근은 AI스타트업의 경쟁력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AI 인재들의 창업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투자자본의 흐름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빠른 의사결정과 집행이 가능한 전략펀드 조성, 민간투자의 인센티브 강화, 중간회수시장 활성화를 통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인재도 중요하다. 인재가 부족하고 있어도 떠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실전교육 위주로 빠르게 AI 개발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양성 과정과 스톡옵션 등 강력한 인센티브가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외국인 인재영입이 가능한 유연한 AI비자도 필요하다. 규제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데이터 확보와 다양한 실험을 가로막는 병목을 해결해야 한다. 데이터 규제와 규제샌드박스를 혁신해서 제도가 기술혁신의 속도를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 공공조달과 AI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결국 'AI 초강국'의 성패는 스타트업에 달렸다. 단순히 GPU의 개수가 아니라 실험할 수 있는 인재, 투자받을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실패가 용인되는 제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AI 생태계의 중심에 스타트업을 세우는 것, 그것이 진짜 'AI 초강국'의 시작이다.
  • 기자 사진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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