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재훈 에코프로파트너스 대표관세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미국 중산층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보다 뚜렷하게 떨어졌고, 고용지수마저 둔화되면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금리 인하가 과연 경기와 증시, 그리고 벤처투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다.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인데도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2%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연준이 4년 만에 단행한 0.5%포인트 인하 역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기에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연준이 역사상 유례없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이는 전 세계 증시를 동반 급락시켰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금리와 주가는 이론적으로 반비례하지만 실제 시장은 늘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실 미국 증시만 보더라도 금리 인하가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금리 인하는 대체로 경기둔화 조짐 속에서 취해지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주가는 금리보다 경기 전망에 더 민감하다. 금리 인하 뒤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반대로 경기 연착륙이 확인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시장은 금리 외에도 경기, 물가, 지정학적 리스크, 투자심리 등 복합 요인에 좌우된다. 지난 50년간 금리는 단기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쳤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자유무역·세계화 덕분에 미국 S&P지수는 70배 이상 성장했다. 금리 자체보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연결고리, 기업 펀더멘털이 더 본질적인 요인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맥락은 벤처투자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벤처캐피털(VC) 투자규모는 금리와 유동성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저금리 시기에는 시장에 돈이 풍부하게 풀리면서 스타트업 투자 열기가 살아난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벤처펀드 결성 자체가 어려워진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VC 투자 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제회 등 출자자들이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시장의 기대심리를 보여준다.
따라서 9월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증시뿐 아니라 벤처투자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동일하다. 금리 인하는 주가와 투자 확대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투자심리는 다시 얼어붙을 수 있고, 기업가치 거품이 빠지는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연착륙에 대한 신뢰가 유지된다면 벤처투자 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리 인하가 증시와 벤처투자에 긍정적 계기가 될지 여부는 연준의 메시지와 경기 흐름에 달려 있다. 단기적인 금리 이벤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경기와 기업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피고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투자자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체력'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