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5.6.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테슬라, 스페이스X, xAI, 뉴럴링크. 이들은 세계 갑부 1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으로 수십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머스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연달아 창업에 성공해 '연쇄 창업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머스크가 2013년 처음 제안한 차세대 운송수단 '하이퍼루프'를 개발하는 보링컴퍼니도 그중 하나였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한다는 건데,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상용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머스크 창업 신화의 '실패작'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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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게걸음인 하이퍼루프…기업가치도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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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1일 미국 네바다주 노스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 하이퍼루프원의 추진력 야외 테스트를 이후, 기자들과 방문객들이 튜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링컴퍼니는 설립 이래 단 한 개의 공공 프로젝트를 착공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라스베이거스의 컨센션센터와 여러 호텔을 오가는 지하 루프 터널로, 시에서는 길이 68마일(약 109km)의 터널 건설을 승인했다. 하지만 실제로 굴착된 구간은 약 8마일(12.8km)이며, 운영 중인 구간은 4마일(6.4km)도 되지 않는다.
하이퍼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제안한 차세대 이동수단이다. 공기저항이 없는 진공 상태의 튜브를 건설하고 그 안에 열차를 자기력으로 부상시켜 마찰력을 줄인다. 최대 시속 1200km까지 주행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서울~부산을 20분 내에 이동할 수 있다.
보링컴퍼니는 2017년 이후 미국 내 지방자치단체에서 6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나, 실제 착공에 들어간 건 라스베이거스 한 곳뿐이다. 일부 프로젝트는 중단되거나 보류되기도 했다. 보링컴퍼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머스크의 개인 재산을 연결하는 터널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링컴퍼니의 기업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투자 플랫폼 캡레이트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보링컴퍼니의 구주 거래 기업가치는 2023년 7월 86억달러(약 12조원)로 정점을 찍고 최근 65억달러(약 9조원)까지 하락했다. 스페이스X는 4000억달러(약 550조원), xAI는 2000억달러(약 276조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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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오픈스토어', 기업가치 95% 깎아 자금조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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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커머스 스타트업 오픈스토어가 최근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5000만달러(약 700억원)로 대폭 낮춰 투자유치를 추진한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2021년 설립한 오픈스토어는 쇼피파이의 셀러 브랜드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쇼피파이는 브랜드 창업자들이 코딩 없이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2022년 3200만달러(약 448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에 등극했다.
그러나 회사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스토어는 최근 기업가치를 대폭 낮춰 1500만달러(약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다. 코슬라벤처스, 아토믹 등이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스토어는 이번 투자금을 2022년 인수한 남성복 브랜드 '잭 아쳐' 사업 확장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오픈스토어는 의류회사 론(Rhone)의 전 최고성장책임자(CGO) 엠마 크레포를 잭 아쳐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오픈스토어가 2022년 100만달러에 인수한 잭 아쳐는 9개월 만에 매출 100만달러(약 14억원)에서 1000만달러(약 140억원)로 성장한 바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투자 한파를 맞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은 2021년 440억달러(약 61조원)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90억달러(약 12조원)로 급감했다. 오픈스토어의 가치 하락은 생성형 AI 열풍에 소외된 업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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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타트업, 휴머노이드 로봇 800만원에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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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로보틱스가 공개한 R1 시연 영상./사진제공=유니트리로보틱스중국 로봇 스타트업이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의 30분의 1 가격인 '가성비'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로보틱스는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R1'을 공개하고 판매 가격을 5900달러(약 800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 대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리서치는 지난해 기준 고급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평균가격을 약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로 추산한 바 있다.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예상 가격도 2만~3만달러(약 2700만~4000만원) 수준이다.
유니트리로보틱스에 따르면 R1의 무게는 25kg, 키는 약 1.2m다. 26개의 관절을 갖고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인공지능) 모델이 탑재됐다.
회사는 R1의 시연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 속 R1은 손으로 땅을 짚고 옆으로 돌고 잔디밭에서 물구나무를 선 채 이동하기도 했다. 복싱선수처럼 주먹을 휘두르고 옆차기 동작도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유니트리로보틱스는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H1으로 올해 초 중국 국영 방송 CCTV의 춘제 특집 갈라쇼에서 무용수들과 함께 중국 동북지역의 전통무용 '니우양거'(모내기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유니트리로보틱스는 중국 커촹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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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기업가치 9조원 껑충…AI 핀테크 '램프'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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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지출관리 플랫폼 램프(Ramp)의 기업가치가 한 달 만에 9조원 가량 급증했다.
1일 크런치베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램프는 최근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시리즈E2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에서 램프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25억달러(약 31조3800억원)다.이는 지난 6월에 받은 시리즈E 투자 당시 160억달러(약 22조3200억 원) 대비 약 9조원 상승한 수치다.
2019년 설립된 램프는 법인카드 발급부터 경비 처리, 송장 자동화까지 기업 재무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재 약 4만 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7억달러(약 9800억원)을 돌파했다.
램프는 이번 투자유치에서 최근 개발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강조하며 기업가치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램프는 이달 초 회사의 지출 정책 위반 자동 감지, 경비 승인 여부 판단, 예산 수립까지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던 회사 지출내역을 AI가 자동화한다는 설명이다.
램프 공동창업자 에릭 글라이만은 "램프 고객은 과거보다 분당 3배 더 많은 작업을 수행 중이며, AI 에이전트 도입 후 30배까지 많은 작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