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로부터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공급받기로 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 수요가 폭증하면서 부족한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사와 손을 잡았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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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80배" 앤트로픽, 인프라 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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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콜로서스1'에서 300메가와트(M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 수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보통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의 경우 메가와트당 연간 150만~200만달러(약 22억~30억원) 수준에서 계약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계약은 앤트로픽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발맞춰 컴퓨팅 자원 확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기술 행사에서 "올해 1분기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80배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AI 사용량 역시 같은 기간 80배 속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10배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준비했지만 예상 밖의 폭발적 증가로 컴퓨팅 자원 부족에 직면했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아마존, 구글과도 AI 칩 및 클라우드 인프라 사용 계약을 맺고 컴퓨팅 자원 확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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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률 11%"…남아도는 머스크의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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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과 관련해 머스크는 지난주 앤트로픽 경영진과 회동한 뒤 클로드가 인류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설계되었다는 확신을 얻어 컴퓨팅 용량 임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생성형 AI의 영리화를 두고 공개 대립 중인 오픈AI를 견제하는 동시에 AI 안전을 중시하는 앤트로픽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머스크 역시 AI 기업 xAI를 운영하며 챗봇 그록을 내세우고 있으나 지난달 공개된 내부 메모에 따르면 xAI의 컴퓨팅 자원 활용률은 11%에 불과했다. 자체 AI 모델 활용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보유하고 있단 의미다.
블룸버그는 xAI가 인프라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매출 증대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스페이스X와 xAI를 합병했으며, 6일 X를 통해 xAI의 독립 법인 형태를 해체하고 '스페이스XAI'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한편 앤트로픽은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수기가와트(GW) 규모의 우주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스페이스X와 협력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앞서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배치하고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