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명품가방에 돈 넣는 유명 연예인들…뜨는 美 스타트업 어디?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5.07.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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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타트업씬] 7월 2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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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가 마이코웍스와 함께 만든 비건 가죽 가방. (왼쪽)에르메스 버킨 크로커백 (오른쪽) 에르메스 버섯 가죽 빅토리아백
에르메스가 마이코웍스와 함께 만든 비건 가죽 가방. (왼쪽)에르메스 버킨 크로커백 (오른쪽) 에르메스 버섯 가죽 빅토리아백
이제 가죽은 더 이상 동물의 피부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알려진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도 2021년 버섯 가죽으로 제작된 '빅토리아 백'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에르메스와 함께 버섯 가죽을 만든 곳은 바로 미국 스타트업 마이코웍스(MycoWorks)다.

마이코웍스는 버섯의 뿌리 부분에 해당하는 균사체로 가죽을 제작한다. 균사체는 천연 가죽의 콜라겐 섬유처럼 수많은 섬유가 얽힌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기존 가죽과 비교해도 촉감과 내구성 면에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최근 마이코웍스가 생산 공장 운영비용 확보를 위해 지방채(municipal bond) 시장에 진입하면서 자금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이코웍스, 美 지방채로 1000억 조달 도전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마이코웍스 생산 공장/사진제공=마이코웍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마이코웍스 생산 공장/사진제공=마이코웍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코웍스는 73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민간 스타트업이 공공 인프라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한 지방채 시장에 진입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번 채권은 공공기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통해 발행될 예정이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투심을 파악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코웍스는 버섯 뿌리 조직인 균사체를 활용해 비건 가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배우 나탈리 포트먼과 가수 존 레전드 등 유명인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한국에서는 SK네트웍스가 2022년 2000만달러(약 237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금까지 3억1400만달러(약 4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공장의 운영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2023년 가동을 시작했지만 2024년 초 곰팡이 오염 문제로 가동이 중단되며 생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후 마이코웍스는 설비 정비와 방역 조치를 마치고 재가동에 돌입했다. 생산 역량 확대가 매출 증가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내년 2200만달러(약 3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버섯 균사체 기반 가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 출신의 마이셀, 마이띵스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VC도 네바다주 이동…美 스타트업 '덱시트' 확산될까


(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5.6.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5.6.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페이스북(현 메타), 코인베이스, 에어비앤비 등에 초기 투자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최근 본사를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네바다주로 이전했다. '기업 친화적 환경'으로 불리던 델라웨어에서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이어지자, 글로벌 VC와 스타트업들이 본사를 옮기는 '덱시트(Dexit, 델라웨어+엑시트)' 흐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a16z는 최근 본사를 네바다주로 이전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들에게도 같은 결정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16z는 2009년 설립 이래 줄곧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있었다.

회사 측은 블로그를 통해 "법인 설립지를 기업 친화적인 네바다주로 이전하기로 했다"면서 "창업자들이 투자자의 반응을 우려해 델라웨어를 떠나는 것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결정이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최근 델라웨어 법원이 기업에 불리한 판결을 연달아 내린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대표 사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성과급 소송이다. 약 560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 계약이 일부 주주의 반발로 법정에 섰고, 법원이 주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법인을 텍사스로 이전했다.

a16z는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에 대해 "전례 없는 수준의 주관성이 개입됐다"며 "이는 미국 기업법의 표준으로 여겨졌던 델라웨어 법 체계에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며, 특히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미디어를 비롯해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드롭박스, 메타 등도 법인 이전을 검토하거나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델라웨어를 떠난 기업 수가 신규 진입 기업보다 많아진 첫 해로 기록됐다.


"주7일 근무해라"…유럽 VC가 살인적 근무강도 주장한 이유


20VC의 창립자 해리 스테빙스(Harry Stebbings)/사진제공=20VC
20VC의 창립자 해리 스테빙스(Harry Stebbings)/사진제공=20VC
주4일제 도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럽의 한 벤처캐피탈(VC) 창업자가 "성공하려면 주 7일 일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근무 강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8일(현지시각)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6억5000만 달러(약 8940억원)를 운용하는 영국 VC 20VC의 창업자 해리 스테빙스는 최근 링크드인에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스타트업과 경쟁하려면 주 7일 근무하는 수준의 속도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스테빙스는 "유럽에서 100억달러(약 13조원)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주중 9시부터 5시까지 일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며 "AI 산업에서는 속도와 민첩함이 생존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빠르게 퍼지며, 중국의 '996' 근무문화(주 6일, 오전 9시~오후 9시 근무)가 유럽에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확산됐다.

이에 유럽 창업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부동산 스타트업 후스무스의 공동창업자 사라 베르너는 "유럽 스타트업에 필요한 건 '열정 과시'가 아니라 더 공격적인 자금 지원"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50인 규모 기업과 10명 남짓한 유럽 스타트업이 경쟁하려면 필요한 건 과로가 아니라 자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근무시간 단축 논의는 활발하다. 이재명 정부의 '주 4.5일제' 시범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유지와 운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빈후드 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기업가치 9억달러 육박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빈후드 CEO였던 블라드 테네프가 공동 창업한 AI 스타트업 하모니AI가 최근 1억달러(약 137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8억75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이다.

2023년 설립한 하모니AI는 복잡한 수학문제를 푸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연내 연구자와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주력 모델인 '아리스토텔레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테네프는 "단기적 목표는 인간보다 우수한 수준으로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AI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미해결 수학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 분야로 문제를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하모닉AI는 챗GPT 등 기존의 대형언어모델(LLM)이 수학 문제에 약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LLM의 환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모닉AI는 수학적 방식인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을 활용했다. LLM은 통계적으로 그럴듯한 단어와 문장을 예측하기 때문에 언어 패턴엔 강하지만 수학적 정확성은 보장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하모니AI의 형식검증은 수학 정리를 증명하듯, AI의 모든 추론 과정과 결과를 참인지 거짓인지 증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네프는 "우리 모델은 출력 결과와 사고 과정의 모든 단계가 수학적으로 검증 가능하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이는 기존 AI 개발과 완전히 다른 방식이며 이 접근법은 미래 AI 개발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네프는 이번 투자유치에서 의도적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타이틀을 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고가 제안을 받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라며 "가치를 높이는 것보다 장기적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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