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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운섭 케어메디 대표/사진제공=본인 "기존 패치형 인슐린 펌프는 3일 동안만 사용할 수 있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교체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세계 최초로 7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인슐린 패치펌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현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미국 인슐렛도 아직 구현하지 못한 기술입니다."
신운섭 케어메디 대표는 최근 시장에 출시한 패치형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CareRevo)'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케어메디는 당뇨 환자를 위한 약물전달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교수창업 기업이다. 창업 11년 차를 맞은 케어메디에게 올해는 사업화 원년이다. 신 대표가 30여년간 연구해온 전기삼투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 5월 패치형 인슐린 펌프 '케어레보(CareRevo)'를 본격 출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제품은 자사 온라인몰 '케어레보몰'에서 판매 중이다.
케어레보는 몸에 붙여 사용하는 패치형 인슐린 펌프로, 기존 제품보다 사용 기간은 두 배 이상 늘리고 무게와 두께는 줄였다. 인슐린 펌프는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 환자에게 필수적인 의료기기다. 기존에는 식사 때마다 인슐린 펜으로 주사를 맞거나 허리춤에 차는 벨트형 펌프를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반복적인 주사에 대한 부담이 컸고, 벨트형 펌프는 주입선이 외부로 드러나 일상생활에도 불편이 따랐다.
이를 개선한 것이 패치형 펌프다. 몸에 부착한 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하루 종일 일정량의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기저 주입과 식사 전 추가로 투여하는 볼러스 주입을 모두 지원한다.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동해 혈당을 확인하며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할 수 있다.
신 대표는 "당뇨 환자들이 주렁주렁 기기를 달고 다니거나 매번 주사를 맞지 않아도 몸에 붙인 기기 하나로 샤워와 수영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환자가 기기를 의식하기보다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은 의료기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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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1위도 못한 7일"…30년 연구가 만든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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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시장 1위인 미국 인슐렛의 '옴니팟5'는 2mL 용량으로 최대 3일 사용할 수 있으며 무게는 26g이다. 반면 케어레보는 3mL 용량에 최대 7일 사용이 가능하고 무게는 17g에 불과하다. 사용 기간은 두 배 이상 늘리고 약물 용량은 1.5배 확대했지만 제품은 더 얇고 가볍다.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은 케어메디가 독자 개발한 '전기삼투 펌프(PEOP)' 기술이다. 기존 인슐린 펌프는 모터와 기어로 약물을 밀어내지만 케어메디는 전압을 가해 약물을 피하로 이동시킨다. 모터 등 기계식 구동부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었고, 작은 배터리만으로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제품을 더 얇고 가볍게 설계할 수 있었으며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거의 없다.
또 다른 강점은 투약 정확도다. 전기삼투 펌프는 마이크로리터(μL) 단위의 미세한 유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소량의 인슐린도 일정한 양으로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특히 공복이나 야간처럼 혈당 변화에 민감한 상황에서는 미세한 인슐린 주입량 차이가 혈당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약물 전달 기술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케어레보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신 대표가 30여년간 연구해온 전기삼투 기술이 바탕이 됐다. 1995년 서강대 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전기화학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2010년 연구년을 맞아 방문한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전기삼투 현상에서 발생하는 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해당 기술을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인슐린 투약 분야에 응용하는 연구를 본격화했다.
기술 사업화를 위해 2015년 케어메디를 창업한 이후에도 교수직을 겸하며 대학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전기삼투 펌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전기삼투 펌프 관련 국내외 특허를 86건 출원하고 34건 등록하며 원천기술 중심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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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레보는 끝이 아니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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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메디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케어레보는 현재 전략적 투자사인 아이센스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회사는 국내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 인증 획득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말 해외시장에 진출해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적인 비전은 인슐린 펌프를 넘어 AI (인공지능) 기반 인공췌장(AID) 시스템 개발이다. 현재는 환자가 CGM 데이터를 확인한 뒤 앱으로 인슐린 주입량을 환자가 스스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인공췌장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CGM이 측정한 혈당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필요한 인슐린을 자동으로 주입하는 기술이다. 환자가 직접 혈당을 확인하고 주입량을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케어메디는 자체 알고리즘 개발과 함께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뒤 AI 기반 혈당 관리 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연내 시리즈C 투자 유치도 추진해 R&D와 사업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 대표는 "케어메디를 단순한 의료기기 회사가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히 돈을 버는 회사를 넘어 환자와 가족에게 행복을 전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회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