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쏘카 AI팀…기업들 의사결정의 '마무리 투수'로 뛴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6.02.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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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박경호 클로저랩스 대표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경호 클로저랩스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박경호 클로저랩스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모든 회사가 AI(인공지능) 전문가를 내부에 둘 수는 없다. 업(業)의 본질이 테크가 아닌 기업은 AI를 구축하는데 리소스를 쏟기보단 데이터와 AI를 도구로써 잘 활용해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게 성장에 훨씬 유리하다."

박경호 클로저랩스 대표는 "야구의 마무리 투수를 일컫는 '클로저'처럼 고객사가 당면한 비즈니스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창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클로저랩스라는 사명에는 이 같은 마무리 투수라는 뜻에 더해 '기업 의사결정권자의 생각과 실제 현장 데이터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더욱 좋은 결론에 가까운(Closer)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클로저랩스는 박경호 대표를 비롯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쏘카 (11,710원 ▼210 -1.76%)의 AI팀 출신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2024년 3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쏘카에서 차량 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AI 업무를 수행했으며,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 프로젝트를 연구개발했다.

박 대표는 "당시 팀원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현재의 AI 수준으로는 인간 상담원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사람의 일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돕는 업무 보조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클로저랩스는 초기에는 상담원에게 적절한 답변을 추천하고 고객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고객상담(CS) 솔루션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마케팅, 영업, 상품 기획 등 전사적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AI 기반 의사결정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파편화된 기업 데이터 정형화…할루시네이션도 해소


/그래픽=이지혜
/그래픽=이지혜
주력 제품인 '데스크룸'은 기업 내부에 흩어진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정형화하고 의사결정을 돕는다. 주문, 리뷰, SNS(소셜미디어) 반응, 고객 문의, 내부 보고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자동으로 정제하고 분석 가능한 규격으로 맞춘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독자적인 '온톨로지'(Ontology) 기술이다. 온톨로지란 특정 주제의 개념과 그 사이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의한 지식 구조를 뜻한다. 즉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무슨 뜻이고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미리 지도를 그려주는 것과 같다.

박 대표는 "데스크룸은 파편화된 데이터를 통합해 LLM(거대언어모델)이나 AI가 사람과 동일한 기준으로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이를 통해 AI가 기업 고유의 기준에 맞춰 정량 지표를 산출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솔루션의 가장 큰 문제인 할루시네이션(환각)도 해소했다. 그는 "정답이 있는 수치나 분석 영역에서는 AI의 시야를 제한(스키마 설정)해 오차 없는 정확한 값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며 "가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사람에게 최적의 안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스키마 설정이란 예를 들어 차량 파손 사진을 분석할 때 차량의 색상이나 모델명이 아닌 '범퍼 훼손 여부'에만 집중하도록 답변 영역을 한정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정답이 있는 수치적 영역에서는 오차율 1% 미만, 사실상 0%에 가까운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제조·뷰티·방산 등 품질관리 중요한 기업에 유용"


데스크룸은 빠른 구축 속도도 강점이다. 박 대표는 "산업군별로 이미 정립해 놓은 업무 규격화 기준과 노하우 등이 있다"며 "기존 SI(시스템 통합) 기업들이 수개월 걸릴 작업을 우리는 짧으면 2주, 길어도 두 달 이내에 끝낸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의 데이터를 단순히 보여주는 방식의 대시보드와 달리 기업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미래 지향적 분석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 차별적인 경쟁력이다. 아울러 AI 비전문가도 활용 가능하도록 손쉽게 설계됐다.

데스크룸을 도입한 주요 고객사로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274,000원 ▲4,000 +1.48%)과 푸드테크 기업 이그니스, 교육 플랫폼 클래스101 등이 있다. 박 대표는 "품질 관리가 중요한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 기업들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방산 도메인으로도 확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입 기업들은 '데이터나 AI 전문가를 두지 않아도 본업인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피드백을 준다"며 "고객사들 전반적으로 업무시간의 약 10% 정도를 효율화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시장에서는 AI 에이전트라는 표현이 통용되지만 우리는 좀 더 구체적으로 'AI 기반 의사결정 플랫폼(ADP, AI Driven Decision Making Platform)'을 타겟하고 있다"며 "미국 팔란티어 같은 기업들이 이 영역의 가치를 입증하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시설 관리나 건설 등 비정형 데이터가 많은 새로운 버티컬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한국경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은 데이터와 AI에 있다고 믿는다. 비(非) 테크기업들이 데이터·AI 때문에 도태되지 않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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