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인력난 해소' 로봇벤처의 고민…"중국산에 다 뺏길 수도"

최태범 기자, 김진현 기자,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6.01.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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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아틀라스 쇼크, 거부할 수 없는 미래⑥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아틀라스) 투입을 공식화하면서 노동조합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과거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이 산업화를 막지 못했듯 '로봇의 시대'라는 파도를 거스를 순 없다. 일상을 파고들고 있는 휴머노이드와 노동자의 미래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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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기 안산시 한양대 ERIC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소재한 에이로봇을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오후 경기 안산시 한양대 ERIC캠퍼스 창업보육센터에 소재한 에이로봇을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제공, 뉴스1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투입 계획에 대한 현대자동차 노조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벤처·스타트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현장 적용을 노동력 '대체'보다 '보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당장 사람이 없어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중소 제조공장이나 사고위험이 높고 반복 작업이 많은 작업 현장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급하는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벤처·스타트업들이 개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대부분 단순 반복 노동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에이로봇은 제조·조선·건설 등 산업현장에서 이뤄지는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화재 감시, 자재 운반, 좁은 공간 용접 등)을 수행할 로봇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기업들과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다.

홀리데이로보틱스도 자체 설계한 고감도 로봇손·촉각센서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피킹·패킹 △제조라인의 장비 조작·단순 조립 △사람과 협업하는 공정 등 제조업 육체노동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벤처·스타트업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노동 대체 이슈보다 '로봇굴기'를 내세운 중국의 공세를 더 시급한 문제로 꼽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의 국내 시장 침투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식당가에 보급된 서비스 로봇의 경우 60% 이상을 중국산이 점령한 상태"라며 "이대로라면 제조 현장에 투입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도 빼앗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로봇천재' 공학자로 유명한 한재권 한양대 교수 겸 에이로봇 CTO(최고기술책임자)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논쟁점은 저가의 중국산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경계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통상환경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국산 로봇을 지원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AI, 센서, 정밀 제어, 신소재 기술이 집약된 '미래산업의 결정체'일뿐 아니라 국방·공공안전 등 모든 업무 환경에 투입될 수 있는 만큼 타국 제품 의존 시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것을 넘어 데이터 유출과 안보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단순한 R&D(연구개발) 지원 확대를 넘어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유흠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막대한 초기 R&D 비용과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하므로 기업의 개발 리스크를 분담하기 위해서는 IP(지식재산권) 중심의 세제 및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처럼 우리나라도 로봇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 펀드를 구성해 핵심 기술 R&D와 사업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국내 로봇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통해 핵심 구동계의 고정밀·고신뢰성 기술을 확보하고, 국가 인증체계 구축과 함께 국제표준화 활동을 강화해 기술표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VC(벤처캐피탈) 업계는 현대차 노조의 강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유망 기업에 대한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 매장의 키오스크·서빙로봇 도입처럼 휴머노이드는 산업화 과정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어떤 산업이든 기존 직군의 반발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휴머노이드의 경우 기업들이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관심이 높고, 내부 반발을 피하면서 활용할 방법이 많아 어떻게든 도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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