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재들이 일군 '잔디 로봇'… 엑스업, 글로벌 골프장 인력난 해결사로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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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용수 엑스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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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잔디다. 30만평이 넘는 필드에서 잔디가 팬 자국(디봇)을 메우고 그린 위 공자국(볼마크)을 보수하는 일은 골프장의 평가를 좌우한다. 그간 이 작업은 오로지 사람의 손에 의존해 왔으나, 최근 지방 소멸과 고령화로 인해 인력난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이 고질적인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겠다며 등장한 기업이 바로 LG전자 사내벤처 출신 스타트업 '엑스업'이다.

엑스업은 2023년 LG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 341'에 선발된 후 2024년 7월 공식 분사(스핀오프)했다. 이용수 대표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 3인은 모두 LG전자 출신 엔지니어들로, 서울대 석사 과정 중 의기투합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용수 엑스업 대표/사진제공=엑스업
이용수 엑스업 대표/사진제공=엑스업


LG전자 핵심 인재들, '골프'에 꽂혀 잔디 관리로 피보팅


사업 초기 구상했던 아이템은 골퍼를 위한 AI 웨어러블 디바이스였다. 그러나 액셀러레이팅 과정을 거치며 스타트업으로서 해결해야 할 더 본질적인 숙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수작업에만 의존해온 골프장 코스 관리의 극심한 비효율이었다.

이용수 대표는 세계 3위 규모(약 20조원)인 국내 골프 시장이 정작 현장에서는 심각한 구인난과 작업자 안전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수도권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지방 골프장은 웃돈을 줘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실정"이라며 "특히 현장 작업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 혹서기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도 로봇 도입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즉, 시장 규모에 걸맞지 않은 노동 집약적 구조를 자동화 기술로 혁신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엑스업의 대표 제품은 자율주행 기반의 페어웨이 전용 로봇 '채움(CHE:UM)'과 그린 전용 로봇 '세움(SE:UM)'이다. 채움은 비전 AI와 라이다(LiDAR) 센서를 탑재해 장애물을 피하며 디봇을 찾아낸다. 로봇이 직접 모래를 뿌리고 다지는 작업까지 수행하므로, 야간 무인 작업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올해 4월 출시 예정인 '세움'은 예민한 그린 전용 로봇이다. 잔디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게를 40㎏ 수준으로 경량화했으며, 그린 위 볼마크를 정밀하게 복원하는 기능을 갖췄다.

엑스업은 자율주행 로봇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자동 맵 생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 일주일 이상 걸리던 정밀 지도 작성을 단 반나절 만에 끝내는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 투입 속도를 높였다.

덕분에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 대표는 "새로운 골프장에 가더라도 빠르게 맵을 세팅하고 즉시 투입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나다"며 "로봇 스스로 잔디 결 방향을 파악해 작업 패턴을 생성하고 새로운 형태의 디봇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라벨링해 학습하는 '자가 학습 AI'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디봇 관리용 배토 로봇 '채움'/사진제공=엑스업
디봇 관리용 배토 로봇 '채움'/사진제공=엑스업


글로벌 골프장 잔디관리 도전장…농업·국방으로 확장도 염두


엑스업 개요/그래픽=김현정
엑스업 개요/그래픽=김현정
엑스업의 강점은 까다로운 한국 골프장 환경에서 단련됐다는 점이다. 산악 지형이 많고 사계절이 뚜렷하며, 다양한 품종의 잔디가 혼재된 한국 시장은 로봇 학습의 최적지다. 이 대표는 "경사 30도를 오르내리는 등반 능력과 다양한 잔디 데이터를 모두 학습했다"며 "국내 40여 곳의 골프장에서 이미 도입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했다.

현재 엑스업은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20배 큰 미국과 4배 큰 일본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인력 부족 현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자율주행 기술의 범용성을 앞세워 농업용 로봇과 국방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는 '세움' 로봇의 상용화와 함께 확보한 고객사에 제품을 안정적으로 납품해 실질적인 매출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해 LG전자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엑스업은 현재 양산 체제 구축을 위한 프리A(Pre-A)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지방 소멸과 인력 부족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골프장 자율주행 로봇을 시작으로 야외 비정형 환경에서 사람을 돕는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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