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어치 팔린 입욕제의 비밀...가격·디자인·캐릭터 3박자

송정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2.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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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전인혜 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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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혜 소크주식회사 대표/사진제공=소크
전인혜 소크주식회사 대표/사진제공=소크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고, 아이에게는 지루하기만 한 목욕이 마법처럼 바뀌는 일상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국내 입욕제 브랜드 '커스터블'을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 소크의 정인혜 대표의 말이다. 2022년 설립된 소크는 알록달록한 색감과 다양한 디자인이 특징인 입욕제(배쓰밤)을 생산·판매한다.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던 정 대표는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화장품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 그러던 중 퇴사 후 떠난 미국 라스베이거스 여행에서 입욕제를 경험하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정 대표는 "당시 여행에서 6시간을 넘게 걸은 이후 녹초가 돼 호텔로 돌아왔다. 별 생각 없이 구매했던 입욕제를 호텔 욕조에서 사용해봤는데 순식간에 모든 피로가 풀리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힐링' 경험을 퇴근 후 직장인들에게 매일 선사할 수는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질문에서 '커스터블'이 출발했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공정으로…가격은 낮추고 맞춤형 디자인까지



커스터블 '잔망루피 4종 무드 버블 배쓰밤 세트'. 잔망루피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을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커스터블 공식몰·네이버스토어·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제공=커스터블 공식 홈페이지
커스터블 '잔망루피 4종 무드 버블 배쓰밤 세트'. 잔망루피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을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커스터블 공식몰·네이버스토어·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사진제공=커스터블 공식 홈페이지

한국에서는 입욕제가 '가끔 나를 대접하기 위한 사치'로 여겨지는 인식이 강하다. 소크가 입욕제를 현대인의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의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 창업 전 시장 조사를 진행한 정 대표는 시중 입욕제의 문제로 △획일적인 원형 디자인 △개당 4000~5000원대의 높은 가격 △보관이 불편한 큰 사이즈 등을 꼽았다

소크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수작업 중심이던 제조 방식을 자동화가 가능한 구조로 전환했다. 기존 분말형 입욕제는 작업자가 분말을 몰드에 채운 뒤 손으로 눌러 압력을 가해 성형하는 경우가 많아 생산성이 낮고 인건비 부담이 크다. 수작업 특성상 압력이 일정하지 않으면 경도(단단함)가 약해져 유통 과정에서 부스러지거나 가루가 날리는 문제도 발생한다.

소크는 자동화 설비에서도 균일한 압력으로 안정적으로 성형되도록 공정 조건을 표준화해 공정 시간을 줄였고, 이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원가 절감으로 확보한 여력을 기능성 원료 배합에 재투자해 기존 제품 대비 보습·진정에 도움이 되는 성분 함량도 강화했다. 그 결과 기능성 성분을 모두 갖춘 2000원대 소형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디자인 확장도 추진했다. 기존 업체들은 금형 제작을 외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디자인을 바꿀 때마다 추가 비용이 발생, 원형 등 제한적인 형태에 머무르기 쉬웠다. 소크는 금형 설계·제작 역량까지 내재화해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브랜드명 '커스터블(customizing+able)'에도 이러한 방향성이 담겼다.

정 대표는 "제작 전 과정을 내재화하고 자동화를 구축하면서 기업 브랜드 협업 제품이나 아이돌 IP(지식재산권) 기반 제품 등 다양한 디자인 제작이 가능해졌다"며 "지난해 말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잔망루피'와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캐릭터의 다양한 표정을 모티브로 한 입욕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크주식회사 개요/그래픽=이지혜
소크주식회사 개요/그래픽=이지혜


전쟁 같던 목욕이 마법의 시간으로 탈바꿈



소크가 지난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 내놓은 커스터블 피규어 배쓰밤 9구세트./사진제공=커스터블 공식 웹사이트
소크가 지난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 내놓은 커스터블 피규어 배쓰밤 9구세트./사진제공=커스터블 공식 웹사이트

지난해 소크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피규어 배쓰밤'을 출시, 아이를 둔 가정 공략에 나섰다. 초기창업패키지는 업력 3년 이내 초기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자금과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피규어 배쓰밤은 알록달록한 배쓰밤 안에 바다동물·숲속동물 등 피규어를 숨겨 '발견'의 재미를 더한 제품이다. 배쓰밤이 완전히 녹아야 내부 피규어가 드러나는 구조로, 목욕 시간에 놀이 요소를 자연스럽게 결합했다.

정 대표는 "시장 조사 과정에서 많은 부모가 아이 목욕을 유도하는 도구로 입욕제를 활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육아에서 목욕 시간은 전쟁 같은 순간인 만큼, 아이를 둔 가정이 핵심 고객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상품 구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피규어를 모으는 재미가 더해지면서 재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현재까지 이 제품 하나로 누적 매출 2억6000만원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고객의 약 60%는 아이를 둔 부모로 집계됐다.

올해부터는 고객층을 한층 더 넓힐 계획이다. 입욕제를 주력으로 하되 욕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샤워 스티머' 제품군을 추가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샤워 스티머는 고체 형태의 제품을 욕실 바닥에 놓으면 물에 녹으며 아로마 향을 퍼뜨리는 제품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는 욕조가 없는 가정이 많다"며 "샤워 스티머를 통해 자취하는 청년층 등 더 다양한 소비자들의 일상 속으로 제품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인혜 소크 대표/사진=송정현 기자
전인혜 소크 대표/사진=송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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