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 /사진=엠에이치에스AI(인공지능)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발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냉각장치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냉각효율이 서비스의 가격경쟁력은 물론 고성능 AI반도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냉각 기술력이 곧 데이터센터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같은 흐름은 데이터센터에 AI반도체를 공급하는 반도체업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반도체 자체에서 발생하는 열이 경쟁사 대비 높을 경우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은 설계 최적화는 물론 기판(PCB)과 서버구조까지 아우르며 반도체 특성에 맞춘 최적의 냉각장치를 장착해 발열을 낮춘다. 스타트업 엠에이치에스(MHS)는 이같은 반도체 기업들을 겨냥한 수랭식 냉각장치인 'MACS'를 개발 중이다. 냉각수가 흐르는 관(유로)의 직경을 마이크로미터(㎛·0.001㎜) 단위까지 미세화하고 유로의 개수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냉각수와 반도체의 접촉면적을 획기적으로 넓혀 냉각효율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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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수 접촉면 극대화…엔비디아도 "실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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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에이치에스가 제시한 'MACS' 와 기존 수랭식 쿨러 비교/사진=엠에이치에스
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는 "MACS는 냄비 1개에 물을 받아 끓이는 대신 수백 개의 티스푼에 물을 나눠 담아 끓이면 더 빨리 끓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냉각수가 닿는 면적을 넓힌 덕분에 냉각효율은 기존 수랭식 냉각장치보다 최대 280% 높다"고 설명했다.
개념만 놓고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구현은 쉽지 않다. 물에도 점성이 있어 유로의 직경을 무작정 줄였다간 냉각수가 제대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직경을 줄이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기술"이라며 "우리는 유로 내부에 친수성 표면처리를 하고 모세관 효과를 활용해 좁은 유로에서도 냉각수가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느다란 유로구조는 냉각효율을 넘어 제품 호환성 측면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냉각장치를 얇은 방열판 형태로 구현할 수 있어 PCB(인쇄회로기판) 카드와 일체형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 덕에 별도의 장치를 추가할 필요 없이 표준 PCIe 슬롯에 바로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국내 AI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들을 먼저 움직였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에 이어 최근 하이퍼엑셀, 모빌린트도 차세대 제품에 MACS를 사용하기 위해 계약을 맺었다. 나아가 지난해부터는 엔비디아도 자사의 최상위 제품군인 '블랙웰'에 MACS를 적용하기 위해 PoC(개념검증)를 진행 중이다. 임 대표는 "엠에이치에스의 냉각장치를 탑재하는 것이 곧 반도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엠에이치에스 개요/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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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10년간 기술 고도화…그 사이, '시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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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 엠에이치에스 대표 /사진=엠에이치에스임 대표는 엔지니어링기업 지멘스에서 CFD(전산유체역학)를 연구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CFD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기와 물 등 유체의 흐름과 열전달을 분석·예측하는 기술로 임 대표는 이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냉각수가 흐르는 유로를 극도로 세분화하는 MACS의 개념을 구상했고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그러나 창업 이후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MACS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고 양산하는 과정은 또다른 난관이었다. 양산단계까지 끌어올리는 데만 10여년이 걸렸다. 그런 후 최근 몇 년 새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고효율 냉각이 필수인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성과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벤처캐피탈(VC)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엠에이치에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투자를 유치해 70억원을 확보했다.
엠에이치에스는 반도체 다음 시장으로 전기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전기차의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에도 성능 유지와 배터리 열폭주 방지를 위해선 냉각이 필수적이어서다. 최근 전기차 핵심 부품들을 개발하는 A사와도 협력을 시작했다. 엠에이치에스는 반도체와 전기차 분야의 사업 확장으로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게 목표다.
임 대표는 "열이 발생하는 모든 곳에 냉각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MACS 방식이 전세계 산업 전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