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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석 와이즈에이아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AI(인공지능)는 묻는 말에 답만 하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병원의 매출을 책임지는 새로운 직원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병원의 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먼저 행동하는 'LAM'(라지 액티브 모델)의 시대다."
송형석 와이즈에이아이 대표는 "의료 분야는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행정 지원 시스템이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AI가 의료 환경의 가장 가려운 곳인 '경영 효율'과 '매출 증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계사 출신인 송형석 대표는 삼성의료원의 스마트 병원 모델을 스리랑카에 수출하는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의료계와 인연을 맺었다. 병원장들이 스태프의 잦은 이직 등 관리 문제로 고충을 겪는 것을 보며, 기술로 고민을 덜겠다는 각오로 와이즈에이아이를 설립했다.
와이즈에이아이는 우선 1차 의원급 병원의 고충에 집중했다. 소규모 의원들은 스태프 한 명의 부재가 병원 운영에 치명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병원이 환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고 봤다.
송 대표는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하다. 단순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넘어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는 '레버뉴 오토메이션'(Revenue Automation)"이라며 "AI가 직접 전화를 걸어 환자와 상담하고 예약을 잡는 수준까지 기술을 진화시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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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병원 직원이 환자 '초개인화' 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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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와이즈에이아이의 대표적인 솔루션은 '덴트온'(DentON)과 '에이유'(AiU)다. 이들 솔루션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분석해 정기 검진이나 보험 혜택 대상자를 선별하고, AI가 직접 아웃바운드 콜을 걸어 예약까지 확정한다.
예를 들어 스케일링 시기가 돌아온 치과 환자나 미예약 대상자를 AI가 선별해 직접 전화를 걸고 대화하며 예약을 잡는 방식이다. 덴트온은 치과에 특화돼 시술 단계별 케어를 제공하며, 에이유는 전 진료과와 일반 기업을 아우르는 범용 솔루션이다.
송 대표는 "문자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보내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며 "과거에는 병원 직원들이 바쁜 업무 틈틈이 일일이 전화를 돌려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그 역할을 성실하게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병원의 EMR 시스템과 API 연동을 마쳐 환자의 진료 이력에 맞춘 초개인화 응대가 가능하다"며 "AI를 통해 잡힌 예약은 병원 일정표에 실시간으로 반영돼 병원 관계자의 별도 개입 없이도 비어있던 진료 일정이 차곡차곡 효율적으로 채워지게 된다"고 했다.
와이즈에이아이의 솔루션을 도입한 병원들은 도입 전과 비교해 평균 매출이 34.5% 증가했다. 환자의 예약 부도율(노쇼)은 약 44% 감소했으며, 인력 효율화와 업무 자동화를 통해 병원 운영 비용이 15% 절감됐다. 지난달 기준 솔루션 도입 병원은 500곳을 넘었다.
송 대표는 "24시간 지치지 않고 퇴근도 하지 않으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조수가 있다면 병원장은 오직 본업인 진료와 환자 케어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며 "AI가 사람만큼 섬세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 큰 챌린지였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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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 넘어 'LAM' 시대로…"실제 행동까지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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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AI 챗봇들이 단순히 묻는 말에 대답하는 LLM(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했다면 와이즈에이아이는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LAM 개념으로 기술을 확장했다. 송 대표는 "대화를 넘어 실제 사업장에서 필요로 하는 액션을 직접 해내는 모델"이라고 했다.
와이즈에이아이는 차세대 스마트 홈페이지 솔루션 'AI 페이지'의 확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페이지는 홈페이지가 없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병원을 대상으로 정보 전달 수준을 넘어 AI가 24시간 환자와 소통하는 채널을 지향한다.
송 대표는 "복잡한 제작 과정 없이 병원의 필수 정보(위치, 진료 시간, 진료 항목 등)를 담은 미니 홈페이지 형태로 구축된다"며 "사람이 퇴근한 밤이나 주말, 공휴일에도 AI가 환자의 궁금한 점에 즉시 답변하고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EMR이 실시간 연동돼 AI가 빈 시간을 확인해 즉시 일정을 잡아주기 때문에 예약 이탈률이 낮다"며 "또 네이버 플레이스 등과 연동돼 검색을 통해 들어온 환자가 바로 AI 페이지에서 예약을 마칠 수 있어 신규 환자 유입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가 환자 상담 과정에서 이용 후기나 리뷰를 자동 수집하고 간단한 텍스트를 바탕으로 이미지나 영상을 생성해 페이지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기능도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언어 설정을 지원해 외국인 환자 응대에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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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공략, 비의료 분야로도 사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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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에이아이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북미 시장을 겨냥해 현지 EMR 업체인 '오픈덴탈'과 API 연동 작업을 마쳤다. 이를 통해 약 8000개에 달하는 북미 치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인도 등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약 4500개 치과에 EMR을 보급하는 현지 기업과 협업해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비의료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현재 미국 내 한인 태권도장 3500곳을 대상으로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PoC(기술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AI가 도장의 상담 업무를 돕고 관원들의 출결·수납 관리를 자동화해 사범들이 무도 교육에만 전념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송 대표는 "의료 분야라는 가장 까다로운 영역에서 쌓은 정교하고 섬세한 AI 상담 노하우는 어떤 서비스 산업에도 즉시 적용될 수 있는 범용성을 갖췄다"며 "AI가 기업의 수익 창출을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와 관련, 치매 케어와 실버 케어 솔루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독거노인의 안부를 AI가 주기적으로 묻고 낙상 사고와 같은 응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알리는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만 한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AI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사업자의 성장을 돕고 소비자에게는 정성 어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AI 에이전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