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서 증명된 '0.2초 안전' 신기술, 이제 어르신 관절 지킨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6.02.1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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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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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산업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은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위험한 사고다. 매년 수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치명상을 입는다. 그간 안전고리와 그물망에 의존해 왔지만 고리를 걸지 않거나 그물망이 없는 '안전 사각지대'는 늘 존재했다.

이 고질적인 난제를 '입는 에어백'으로 해결하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산업용 웨어러블 에어백 조끼를 개발한 세이프웨어다. 세이프웨어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안전 플랫폼을 지향한다.

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는 "사명에 있는 웨어를 '입는다(Wear)'는 뜻으로 오해하곤 한다"며 "소프트웨어(Software)의 웨어에서 따온 것으로 에어백을 제어하는 알고리즘과 사고를 감지하는 데이터 기술이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는 철학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드웨어는 그 기술을 구현하는 그릇일 뿐"이라며 "보이지 않는 기술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안전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한다. 기술이 사람을 보호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고 부연했다.


매달 2~3건씩 크고 작은 사고에서 역할


/그래픽=임종철
/그래픽=임종철
2024년 1월 충남 서산의 공사 현장에서 A씨가 5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가설물 위에서 작업하던 중 발을 헛디딘 탓이다.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그는 추락 직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어났다. 부상은 갈비뼈 실금이 전부였다.

이는 세이프웨어 제품이 추락 사고에서 근로자를 살려낸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서산 사고 사례처럼 세이프웨어 제품으로 추락 사고에서 현장 근로자를 보호한 것만 23건으로 집계됐다.

세이프웨어의 산업용 조끼 에어백 'C 시리즈'는 제품을 착용한 사람이 높은 곳에서 추락할 경우 조끼 내 압축돼 있던 기체가 한 순간에 방출되면서 에어백 쿠션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에어백 쿠션은 신체가 벽이나 땅 등과 충돌하기 전 뒷통수와 목, 등줄기를 따라 타원형으로 팽창하며 신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인다. 자동차 에어백의 원리를 조끼에 이식했다. 부풀어 오른 에어백은 최대 5m 높이의 추락 사고에서도 사용자의 머리와 척추 등을 보호한다.

신 대표는 "스마트 에어백은 추락을 감지하는 AI 알고리즘과 데이터 기술을 통해 사고를 감지한 후 0.2초 이내에 전개된다"며 "매달 2~3건씩 크고 작은 사고에서 활약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일상 생활과 추락 상황 구분하는 온디바이스AI 탑재


세이프웨어는 AI를 접목해 신체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판단한다. 이를 통해 에어백의 오작동을 줄인다. 신 대표는 "단순히 떨어지는 각도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동작과 실제 추락을 완벽히 구분해 내는 온디바이스 AI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고 했다.

특히 사고 감지 시 비상 연락처로 사고 상황과 위치를 알려 사고자의 구조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제품 센서는 완충 시 100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며, 에어백은 한 번 사용한 후에도 카트리지 모듈 교체를 통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신 대표는 "혼자서 작업하다 사고를 겪었을 때 의식을 잃거나 구조 신호를 보내지 못해 오랜 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된 경우가 많다"며 "에어백 작동 사실과 사고 위치를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리면 생명을 살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이프웨어는 현재 10대 건설사를 포함해 삼성, LG, 한국전력, 이마트 등 2000곳 이상의 고객사에 2만벌 이상의 제품을 공급했다. 군에서도 스마트 에어백을 사용한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세이프웨어는 지난해 7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규모가 훨씬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 대표는 "지난해까지가 제품의 효용성을 확인하는 테스트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확산의 시기"라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통해 B2C 시장 확대와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안전벨트처럼 스마트 에어백 착용 문화 만든다"


낙상 보호 에어백 벨트 '레디' /사진=세이프웨어 제공
낙상 보호 에어백 벨트 '레디' /사진=세이프웨어 제공
세이프웨어는 산업용 에어백과 모빌리티용·레저용 에어백에서 더 나아가 '노인 낙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제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신 대표는 "고령자가 낙상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50%가 넘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신제품 '레디'는 벨트 형태로 착용해 낙상 감지 시 지면에 닿기 전 0.2초 만에 에어백이 터져 고관절을 보호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제품 무게가 600g대로 1kg대인 경쟁사들 대비 압도적인 경량화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사고 순간을 보호하는 디바이스를 넘어 노인의 보행 패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낙상 위험도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AI 솔루션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디는 전용 앱을 통해 보호자와 사용자의 안전 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한다. 앱에서는 △현재 위치 △최근 방문지 △활동 시간 △칼로리 소비량 △걸음 수 △위험도 △기기 연결 상태 △배터리 잔량 △사고 기록(날짜·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레디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복지용구 예비급여 3차 시범사업' 대상 품목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한시적(1~2년) 급여 적용 후 사용 효과와 급여 적정성을 평가해 본 급여 전환 여부가 결정된다.

세이프웨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마트 에어백 착용을 하나의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신 대표는 "과거 안전벨트를 안 매는 것이 당연하다가 지금은 필수가 된 것처럼 스마트 에어백도 누구나 당연히 착용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회사가 아니라 추락 사고 그 자체"라며 "세이프웨어의 기술과 제품을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웨어러블 안전용품이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이프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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