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영업맨' 출신의 도전…8개 대형 보험사 사로잡은 CEO 됐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6.06.05 04:0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 강승규 솔루투스 대표

[편집자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혁신'을 위해 피·땀·눈물을 흘리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혁신을 공유하고 응원하기 위해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혁신기업답사기]를 연재합니다. IB(투자은행) 출신인 김홍일 대표는 창업 요람 디캠프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테랑 투자전문가입니다. 스타트업씬에선 형토(형님 같은 멘토)로 통합니다. "우리 사회 진정한 리더는 도전하는 창업가"라고 강조하는 김 대표가 강승규 솔루투스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승규 솔루투스 대표(왼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강승규 솔루투스 대표(왼쪽)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국내 보험산업은 '정보 비대칭'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비자는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어떤 질병이나 수술에 얼마를 지급하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 채 보험료를 낸다.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도 어려운 약관으로 인해 보장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타사 보험상품을 비교·분석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암 진단 시 1억원 지급' 같은 광고는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약관에 담긴 세부조건에 따라 보험금이 광고와 다르게 지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차이를 소비자가 스스로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보험 특화 버티컬 AI(인공지능)'를 구축하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메트라이프에서 보험설계사로 시작해 매니저, 지점장까지 거친 베테랑 보험 전문가 강승우 대표가 설립한 '솔루투스'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강승우 대표에 대해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보통 좋은 대학 나온 엘리트를 떠올릴 텐데 강 대표는 다르다"며 "보험업계 현장에서 10년 넘게 발로 뛰며 체득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보험 특화 버티컬 AI를 탄생시켰다"고 했다.


보험약관 어려운 용어 대신 소비자 언어로


/그래픽=김지영
/그래픽=김지영
솔루투스는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보험관리 플랫폼 '라이프리'(Lifree)를 운영한다. 서비스명은 Life(삶)와 Free(자유)의 합성어로, 보험을 통해 삶의 자유를 누리게 하겠다는 철학이 담겼다.

라이프리는 보험 소비자용(B2C)과 설계사용(B2B)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비자용 라이프리는 가입된 모든 보험을 불러와 질병·수술에 대한 실제 예상 보험금을 조회하고 가상 청구 경험을 할 수 있는 무료 앱 서비스다.

가장 큰 특징은 보험 약관에 있는 어려운 용어 대신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해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강 대표는 "기존 보험 약관에는 '대장용종'이 '결장양성종양'이나 '직장폴립' 같은 어려운 의학 용어로 적혀 있어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 여부를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라이프리는 이를 매칭해 대장용종으로만 검색해도 예상 보험금을 바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단순히 '암 진단비 3000만원' 식으로 보여주는 기존 보장 분석과 달리 '유방암이면 얼마', '위암 절제술 시 얼마'와 같이 질병과 수술별로 세분화해 소비자가 처한 상황에 맞춰 각각 정확한 금액을 산출해 준다는 설명이다.

보험설계사용은 월 구독 형태의 유료 서비스다. 보험설계사가 여러 보험사의 복잡한 상품을 가진 고객에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확한 보험 분석 리포트를 제공함으로써 상담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작업으로 쌓은 진입장벽…6.6만개 '라이프리 특약'


솔루투스의 핵심 자산은 국내 37개 보험사의 보험 약관 55만건과 보험상품 65만건, 특약 70만종, 가입 정보 1300만건을 비롯해 질병코드(KCD) 기준 약 3만2000개의 질병 정보, 4~5만개에 달하는 수술 정보를 정형화된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 것이다.

이를 자체 기준에 따라 '라이프리 특약' 6만6000개로 통합·정리했다. 강 대표는 "2017년부터 작업을 시작해 총 19억2000만건의 빅데이터를 학습시켰다"며 "모든 약관과 수십만 개의 특약 정보를 질병·수술 정보와 하나하나 매칭하는 수작업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정리된 정형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솔루투스의 챗봇 '라피'다. 라피는 단순 챗봇이 아닌 보험 전문 AI 에이전트로서 라이프리에 탑재돼 결과값뿐만 아니라 보험금이 산출된 구체적인 과정과 근거를 안내하는 등 서비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솔루투스는 보험 특화 AI 엔진을 보험사의 시스템에 API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도 전개한다. 현재 △삼성생명 (438,000원 ▼42,000 -8.75%)삼성화재 (730,000원 ▲89,000 +13.88%)DB손해보험 (144,700원 ▼800 -0.55%)롯데손해보험 (1,904원 ▼2 -0.10%)한화손해보험 (6,120원 ▲20 +0.33%) △교보라이프플래닛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4,865원 ▲10 +0.21%) 등 8개 대형 보험사와 API 계약을 체결했다.

강 대표는 "보험사가 운영하는 보장 분석 프로그램이나 고객 서비스 플랫폼에 솔루투스의 엔진을 연동하는 방식"이라며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보험사는 이미 갖춰진 차체(시스템)를 제공하고 솔루투스는 그 차를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엔진(DB)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보험 고객의 잃어버린 권리를 찿아준다"


솔루투스가 지금은 보험업계의 AX(인공지능 전환)를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잡있지만, 비정형 데이터를 표준화된 라이프리 특약으로 통합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홍일 대표가 "긴 시간을 어떻게 버텼느냐"고 묻자 강 대표는 "초기에 1~2억원 투자 제안을 여러 곳에서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투자를 받으면 지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작업(DB 구축)을 못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정부 지원 사업들을 수행하며 자생력을 길렀고 DB 구축과 기술개발도 동시에 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진입장벽을 구축했다. 이후 DB손해보험으로부터 전략적 투자(SI)를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사례는 후배 창업자들이 배워야 할 포인트 중 하나"라며 "정부 지원 정책을 무시할 필요가 없다. 화려해 보이는 외부 투자금이 오히려 사업의 본질을 흐릴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솔루투스는 보험 특화 AI 엔진으로서 라피를 지속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지금은 빅테크의 LLM(거대언어모델)에 우리의 데이터를 얹어 운영한다"며 "보험사들은 이런 클라우드 구조를 꺼린다. 우리만의 엔진인 라피를 보험사 내부에 직접 심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진출도 속도를 낸다. 그는 "LLM 자체는 언어에 종속되지 않는다"며 "1차 진출지로는 베트남을 보고 있다. 투자사인 DB손해보험이 이미 베트남에 진출해 있어 그곳에서 시장 테스트를 거쳐 동남아로 확장하고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보험을 이미 가입한 사람이나 앞으로 가입할 사람이라면 '누구나 라이프리를 통해 확인해 봐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 상식처럼 자리 잡게 하겠다"며 "설계사와 소비자 간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새로운 영업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험은 무형의 상품이지만 사고가 났을 때 유령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는 유용한 존재여야 한다"며 "보험의 계약부터 심사, 지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잃어버린 고객의 권리를 찾아주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솔루투스  
  • 사업분야금융∙투자, IT∙정보통신
  • 활용기술빅데이터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관련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