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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에이디시스템 대표/사진=에이디시스템"최근에는 세계 최대 민간 드론 제조업체인 중국 DJI의 30㎝급 소형 드론도 레이더에 탐지될 정도로 드론 탐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미래전에서 저피탐 능력을 갖춘 '스텔스 무인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기술이 될 것입니다."
김정호 에이디시스템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미래전을 이끄는 글로벌 무인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은 정찰 수단을 넘어 전장의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레이더와 전파 교란, 대(對)드론 체계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적의 탐지를 피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저피탐 능력을 갖춘 스텔스 무인기가 차세대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디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술 장벽이 높은 소형 스텔스 무인기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2019년 설립된 에이디시스템은 저피탐 기술과 수직이착륙(VTOL) 고정익 기술을 결합한 소형 스텔스 무인기를 주력으로 개발하는 방산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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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조립 넘어 토종 스텔스 무인기 자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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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시스템이 개발한 스텔스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AD-3000. /사진=에이디시스템
항공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공군 부사관으로 정찰기와 훈련기 정비를 담당한 뒤 민간 무인기 기업에서 개발팀장을 맡았다. 현장에서 다양한 무인기 개발 경험을 쌓으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국내 무인기 산업의 구조적 한계도 목격했다.
당시 국내 무인기 시장은 중국산 프레임과 모터 등 핵심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값싼 중국산 부품을 조립하는 업체가 아니라 무인항공기를 직접 설계하고 만드는 회사를 창업하고 싶었다"며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2019년 5월 에이디시스템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설계와 생산, 조립, 비행시험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는 비행 제어와 전원 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도 직접 개발하며 전체 부품의 약 82%를 국산화했다. 중국산 부품 비중은 1% 수준까지 낮췄다.
창업 초기만 해도 이 같은 국산화 전략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산 무인기 수요가 늘면서, 창업 초기부터 국산화를 고집한 전략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사업을 이어가던 김 대표는 전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스텔스'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경쟁사가 드문 소형 스텔스 무인기를 다음 승부처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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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레이더는 피하고, 비행은 더 오래"…소형 스텔스 무인기로 틈새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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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시스템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에이디시스템의 대표 제품은 정찰용 소형 스텔스 무인기 'AD3000'이다. VTOL 기반 고정익 구조와 저피탐 설계를 결합해 장거리 정찰 임무에 특화됐다. 회사는 현재 이를 기반으로 정찰뿐 아니라 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AD4000'도 개발하고 있다.
스텔스 기술의 핵심은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회사는 기체 외형을 전파가 난반사되도록 설계하고, 반사가 집중되는 부위에만 전파흡수도료를 적용해 저피탐 성능과 비행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김 대표는 "도료를 기체 전체에 바르면 성능은 좋아지지만 무게 때문에 비행 효율이 떨어진다"며 "레이더 반사가 많이 발생하는 부분에만 도료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기체 각도와 구조를 조정해 전파를 분산시키는 형상 설계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스텔스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전파흡수도료 전문기업 ETL에 전략적으로 투자했고, 150㎏ 이하 소형 무인기 분야에서 해당 도료를 독점 활용할 권리도 확보했다.
기술력은 객관적인 시험으로도 입증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RCS 시험을 통과한 데 이어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전자과학연구소(ESL) 시험시설에서도 저피탐 성능을 검증받았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시설에서 RCS 성능 검증을 받은 곳은 에이디시스템이 유일하다.
장시간 비행 능력은 또 다른 경쟁력이다. 에이디시스템이 개발한 VTOL 고정익 무인기는 활주로가 없는 좁은 공간에서 수직으로 이륙한 뒤 비행기처럼 순항하는 방식이다.
이륙과 착륙 단계에서는 여러 개의 프로펠러를 사용하지만 순항에 들어가면 수직이착륙용 프로펠러는 회전을 멈춘 채 기체에 고정되고 뒤쪽 추진 프로펠러만 작동한다. 일반 멀티콥터처럼 모든 프로펠러를 계속 회전시킬 필요가 없어 그만큼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덕분에 비행시간은 2~3배 길고 비행거리도 크게 늘었다.
지난 5월에는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시연회에서 소형 무인기 기준 국내 최장 수준인 2시간 55분 연속 비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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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검증 넘어 군 수주까지 …연매출 120억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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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시스템은 올해 창업 이후 처음으로 군 조달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약 87억원 규모의 국내 육군 교육용 드론 사업 수주를 따내면서다. 이와 함께 국내 방산 '빅4' 가운데 한 곳과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연매출은 지난해 20억원대에서 12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현재 100억~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다. 확보한 자금은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한 시설 확충과 제조기업 인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연간 1000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춰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블리스바인벤처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기업들이 대형 스텔스 무인기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에이디시스템은 VTOL 기반 소형 스텔스 무인기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VTOL 기술과 저피탐 기술을 결합한 차별화 전략이 차세대 전술 무인기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