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원료' 튀김 부스러기의 재발견…폐자원순환 새 판 그린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6.06.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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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황규용 그린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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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용 그린다 대표/사진=그린다
황규용 그린다 대표/사진=그린다

"치킨을 튀기고 남은 부스러기처럼 식당과 가정에서 매일 버려지는 튀김 찌꺼기로 SAF(지속가능항공유) 원료를 만듭니다."

황규용 그린다 대표가 튀김 부스러기에 주목한 건 커피 찌꺼기 사업을 하면서 얻은 경험 덕분이었다. 커피 찌꺼기를 압축·성형해 펠릿(고체 연료)을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는데 수분에 취약해 보관 중 곰팡이가 피고, 단가 경쟁력도 낮았다.

커피 찌꺼기로는 마진을 남기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눈에 들어온 게 튀김 부스러기였다. 황 대표는 "튀김 부스러기가 기름을 머금고 있어 1년을 보관해도 썩지 않았다"며 "튀김 부스러기에서 폐식용유(UCO)를 추출해 이를 SAF 원료로 정유사에 납품하는 사업 모델을 구상했다"고 2022년 그린다 재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탄소절감' 까다로운 항공산업 뚫는다


세계 주요국들이 항공 원료에 SAF 혼합 의무 규제를 시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는데 문제는 부족한 원료였다. 한국만 해도 한국 정유 4사가 SAF를 생산하려면 연간 70만톤의 폐식용유가 필요하지만, 국내 수거량은 20~25만 톤에 불과하다. 황 대표는 이 공백을 튀김 부스러기로 채우겠다는 계산을 세웠다. 경상국립대·리너지 연구팀 추정에 따르면 국내 튀김 부스러기 발생 잠재량은 연간 90만톤에 달한다.

문제는 허가였다. 튀김 부스러기는 음식물 폐기물로 분류되지만 국내 폐기물 분류 체계에 별도 코드가 없어 2024년 국내 최초로 민간기업 자격으로 음식물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기까지 과정이 험난했다. 2025년 5월에는 ISCC EU 인증(국제지속가능성·탄소인증)도 획득했다. 이는 바이오 연료·매스 원료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유통됐음을 증명하는 국제 인증이다.

황 대표는 "설비와 자금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그 험난한 규제의 장벽이 현재는 오히려 그린다만의 해자(경쟁 진입 장벽)가 됐다"고 말했다.

그린다는 기술 측면에서도 우위를 확보했다. 기존 업체들이 뜨거운 물에 끓이는 방식으로 기름을 짜는데 비해 그린다는 자체 개발한 화학 첨가제를 활용한 '저온 다단 침강 공법'을 적용해 불순물·수분·산가를 낮췄다. 튀김 부스러기에서 폐식용유 수율 40%를 확보했고, 약 60개 항목에 이르는 정유사 납품 기준을 충족하는 품질도 달성했다.



공정·유통망 직접 구축하니 수익률↑


그린다는 자체 개발한 공정과 직접 구축한 유통망을 앞세워 수익성까지 잡았다. 기존 폐식용유는 원료 조달시 kg당 1400원, 중간상인·도매상인 등을 거쳐 최종 납품가가 1600~1700원 수준으로 유통 마진이 적다. 그린다는 튀김 부스러기를 kg당 50원에 수거해 40%의 기름을 추출하는데 kg당 1500~1600원에 오일 원료로, 1600~2000원에 항공유 원료로 직접 납품한다. 싼 값에 원료를 확보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구조인 만큼 수익률이 기존 폐식용유 업체 대비 최대 8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그린다는 튀김 부스러기 전용 수거통을 제공하고 자체 플랫폼으로 물류를 관리한다. 김포·부산·전라 세 곳의 직영 집하장에서 25톤 단위로 충북 증평 공장에 집송한다. 수거처는 각종 치킨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식품 대기업과 공공기관까지 2300개 이상이다.

그린다 상품군/자료=그린다
그린다 상품군/자료=그린다
황 대표는 "지난해 7월 국내 대형 정유사에 폐식용유를 납품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 정유사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며 "네덜란드·태국 등 정유사와 현재 NDA(비밀유지협약) 체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다는 기름 추출 후 남는 슬러지로 생분해 비닐을 만드는 등 부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판매는 2028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그린다는 환경을 그린다는 뜻"이라며 "건축 도면을 그리던 손으로 이제는 한국의 자원순환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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