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딸기 충격적인 맛없음에 놀란 이 남자…"내가 키우지"[월드콘]

김종훈 기자 기사 입력 2026.06.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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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없어도 너무 없던 미국 딸기.."일본 품질 낼 수 있다면 기회" 맨손으로 사업 도전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고가 히로키 오이시팜 CEO가 2024년 TED 강연에서 발언 중인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고가 히로키 오이시팜 CEO가 2024년 TED 강연에서 발언 중인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너무 맛없었던 미국 딸기.."이건 기회다"


"이게 오이야, 딸기야?"

2015년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유학 중이던 고가 히로키 오이시팜 CEO(최고경영자)는 현지 마트에서 딸기를 사먹고 크게 실망했다. 오이로 느껴질 만큼 아무 맛도 나지 않았기 때문. 딸기를 '과일의 왕'으로 여기고 고당도, 고품질 딸기 생산에 집중하는 일본 출신 고가 CEO에게는 충격적인 맛이었다.

미국 딸기가 맛이 없는 것은 미국 농업 시스템의 특성 때문. 미국 농업은 품질보다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 보니 딸기 당도는 대부분 7~8브릭스. 일본에서 유명한 딸기 품종 '도치오토메'. '베니호뻬'는 9~10브릭스 정도다. 숫자로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시식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맛없다"는 생각 다음으로 고가 CEO의 머리를 스친 것은 사업 가능성이었다. 2024년 유명한 국제 콘퍼런스 TED 강단에 선 고가 CEO는 "미국 땅에서 일본 품질의 과일과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고가 CEO는 일본식 수직 재배법을 미국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수직 재배법은 딸기 화분을 2~5단으로 쌓아올려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재배 방식이다. 재배 면적이 좁아 온도, 습도를 통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설비 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고정비가 높다는 것. 화분을 여러 단으로 쌓아올릴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해야 하고, 조명과 냉방·난방 설비를 상시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 난관은 '꿀벌 육아'


가장 큰 난관은 꿀벌을 키우는 것이었다. 수직 재배법은 폐쇄된 공간에서 이뤄지므로 자연풍이나 자연 곤충을 통한 수분이 불가능하다. 내부에 꿀벌을 방사해 수분을 유도해야 하는데, 꿀벌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폐쇄 공간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금방 죽는 경우가 많다. 고가 CEO는 TED 강연에서 "딸기 꽃 하나가 온전한 과일이 되려면 벌이 최소 6번에서 15번은 앉아야 한다. 이보다 많아도 적어도 안 된다. 상품 가치가 없는 기형 과일이 되거나 아예 과실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CEO는 몸으로 문제를 돌파했다. 2016년 창업 직후 맨손으로 농장을 직접 일구고 꿀벌을 직접 관찰하는 데 하루 대부분을 투자했다. 꿀벌에 쏘이는 것은 물론, 파이프를 절단하다 손가락이 잘릴 뻔한 위험을 여러 차례 넘겼다는 고가 CEO는 연구 2년 만에 꿀벌을 위한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에 따르면 오이시팜 재배실에서 수분 성공률은 95%에 이른다. 일본 딸기 농가 평균이 60~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오이시팜 딸기 재배실에서 로봇 팔이 재배 작업 중인 모습./사진=고가 히로키 오이시팜 CEO TED 강연 유튜브 동영상 발췌./사진=유튜브 캡처
오이시팜 딸기 재배실에서 로봇 팔이 재배 작업 중인 모습./사진=고가 히로키 오이시팜 CEO TED 강연 유튜브 동영상 발췌./사진=유튜브 캡처
AI(인공지능), 로봇 기술도 결합됐다.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아마테라스 농장은 8층으로 쌓인 딸기 선반 250개가 재배되고 있다. 딸기들은 각종 센서가 부착된 로봇 50대가 관리한다. 로봇들은 24시간 딸기 묘목 건강 상태와 수확량을 모니터링한다. 로봇이 수집하는 데이터는 연 600억 개에 이른다. AI는 로봇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 재배실에 얼마만큼의 꿀벌을 방사할지를 계산한다.


오이시팜 딸기 제품 사진./사진=오이시팜 인스타그램
오이시팜 딸기 제품 사진./사진=오이시팜 인스타그램




프리미엄 전략과 저가 상품 개발 병행


사업 초반 자본 지출이 많았기 때문에 초기 상품 단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2018년 가장 처음 내놓은 상품 '오마카세 베리'는 딸기 8알이 든 한 팩에 50달러였다. 이에 고가 CEO는 유명 인사들을 앞세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머라이어 캐리, 미란다 커 등 유명인들이 소비하는 고급 딸기라는 이미지를 씌우기로 한 것. 동시에 생산량과 생산 품종을 늘려 생산단가를 낮추는 작업을 병행했다. 현재 오마카세 베리는 1팩에 15달러 안팎이다. 한 팩에 10달러 아래인 코요 베리, 니코 베리도 신규 출시했다.

오이시팜은 지난해 수확 로봇 전문기업 토르투가 애그테크를 인수했다. 재배부터 수확까지 더 많은 공정이 자동화된다면 생산단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이시팜 상품은 현재 미국 18개 주에서 판매 중이며 올해 캐나다에도 진출했다.

오이시팜의 또 다른 강점은 친환경적이라는 것. 오이시팜 재배실은 태양광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다. 물 사용량도 적다. 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해충이 없는 공간에서 재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농약도 쓰지 않는다. 고가 CEO는 "수직 농업은 딸기를 넘어 다른 수많은 작물 재배에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와 삶과 지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오이시팜은 지난달 1억5000만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총액은 3억7000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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