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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민간이 우주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국내 스타트업들도 발사체와 위성 제조를 넘어 우주 데이터 분석, 궤도 서비스, 바이오 등 우주산업 전 영역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R&D(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고객 확보와 수익화 가능성을 입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도 '개발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인 발사체 분야에서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액체 메탄 엔진 기반의 소형 발사체 '블루웨일'(Blue Whale)을 개발하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대표적이다.
메탄 엔진은 친환경적이며 재사용에 유리한 장점을 갖고 있어 차세대 발사체 기술로 주목받는다. 현재 3톤급 액체 메탄 엔진 'Blue 1S'와 우주발사체용 극저온 추진제 엔진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주항공청이 주관하는 '소형발사체 개발역량 지원사업' 가운데 '소형발사체용 고성능 상단 엔진 개발' 과제에서 2단계 평가를 통과해 최종 단계인 3단계를 수행할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2년 설립된 우나스텔라는 불과 3년 만인 지난해 5월 민간 기업 최초로 국내 발사장에서 로켓 발사에 성공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핵심 역량은 케로신과 액체 산소 기반의 5톤급 엔진 기술이다.
기존의 복잡한 터보펌프 방식 대신 전기모터펌프 사이클을 채택했으며, 이는 배터리로 모터를 구동해 펌프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안전성이 높아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신 기술 트렌드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민간 '궤도 수송선'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는 고추력(高推力) 추진기관과 3D 프린팅 기술 등을 활용해 경제성 있는 궤도 수송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궤도 수송선은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비롯한 다양한 물체를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우주선이다. 인터그래비티테크놀로지스의 이기주 대표는 항우연에서 12년간 발사체 및 엔진 전문가로 일한 우주 분야 베테랑이다.
카이스트(KAIST) 최원호 교수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기업 코스모비는 위성의 궤도 유지와 이동에 필수적인 플라즈마·전기 추진 시스템(홀 추력기)을 개발한다. 이들의 150W급 초소형 홀 추력기는 높은 출력 밀도와 경량화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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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데이터 AI 분석 기술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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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상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블루본' 위성. /사진=텔레픽스 제공위성의 소형화와 표준화 추세에 따라 소재·부품·장비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가는 스타트업들도 있다. 지티에이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창문 덮개 등 정밀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글로벌 항공사와 우주 기업으로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웍스는 초소형 위성용 부품 및 시스템 솔루션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한다. 큐브샛용 전력계와 통신계 등 핵심 모듈을 표준화해 위성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엠아이디(MID)는 방사선이 강한 우주 환경에서 전자 부품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업스크리닝 기술을 개발했다. 초소형 위성용 정밀 센서 모듈을 생산하며, 우주 궤도 기동을 위한 근접 센서 장치의 고도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우주산업에서 위성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기업·기관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 분야는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 중 하나로 꼽힌다.
텔레픽스는 고해상도 위성 탑재체와 우주용 AI 엣지 프로세서 개발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갖췄다. 위성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처리하는 '온보드 프로세싱' 기술을 통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며,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우주에서 AI 위성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시험에 성공했다.
스펙스(SpeX)는 수백 개의 파장을 분석하는 고해상도 초분광 영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 영상으로는 식별 불가능한 정밀 정보를 추출해 농업, 환경 감시, 국방 분야에 특화된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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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 문제 해결하고 바이오 실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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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페이스린텍위성 간 충돌 위험이 커짐에 따라 이를 관리하는 기술을 비롯해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맵은 실시간 우주 궤도 최적화와 충돌 방지(STM)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대한 우주 객체 간 충돌 가능성을 즉각 계산하는 알고리즘이 강점이다.
우주로테크는 지속 가능한 우주 개발을 위해 인공위성 궤도 폐기 및 우주 쓰레기 저감 솔루션을 개발한다. 수명이 다한 위성을 안전하게 궤도 이탈시키는 '디오빗'(De-orbit) 장치와 포획 기술 연구를 통해 우주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우주를 바이오 실험실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스페이스린텍은 미세 중력 환경을 활용한 우주 의약품 제조(CDMO) 전문 기업이다. 지구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단백질 결정화 등을 우주에서 수행하며, 바이오 전용 큐브위성을 통해 우주 신약 제조 플랫폼의 실증을 추진한다.
파프리카랩은 우주 방사선 모니터링과 승무원의 건강을 지키는 우주 의학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 방사선 선량계와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상 기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우주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 기술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은 '버티컬 세그먼트(특화 분야)'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이들의 도전은 한국 우주 산업이 정부 예산 의존형 구조에서 벗어나 자생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로 진화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