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1000건 넘었지만…스타트업은 안보인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6.02.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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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지정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가 누적 1000건을 넘기며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 제도가 스타트업의 실험보단 기존 금융회사들의 규제 특례 활용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발간한 스타트업 생태계 동향 리포트 '혁신금융서비스 1035건의 현주소'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 누적 지정 기업의 79%(818건)가 금융회사인 반면 스타트업은 10%(104건), 핀테크사는 4.3%(45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금융서비스는 2024~2025년 들어 지정 건수가 급증했다. 연도별 지정 건수는 2019년 77건, 2020년 60건, 2021년 48건, 2022년 52건, 2023년 56건에서 2024년 207건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498건까지 치솟았다.

반면 지정 건수에서 차지하는 스타트업의 비중은 지속 감소했다. 2019년 37.7%에서 2020년 18.3%, 2021년 12.5%, 2022년 7.7%로 하락했다가 2023년 19.6%로 일시 반등했지만, 2024년 4.3%, 2025년 6.4%로 다시 떨어졌다.

혁신금융의 선두주자인 영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영국의 규제 샌드박스(FCA)는 참여 기업의 80% 이상이 스타트업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국의 경우 FCA 참여 이후 기업들의 자본조달 규모가 약 15% 증가하고 조달 확률이 50% 상승하는 등 실질적인 투자 유입 효과도 거뒀다. 이는 제도적 실험 공간이 단순한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의 위험 인식을 낮춰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혁신금융서비스의 또 다른 문제는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가 '지정'과 '출시'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얼마나 많이 지정했는지가 아니라 실증을 거친 혁신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서 시장에 안착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증 성과가 정식 인가·제도권 정착으로 이어지는 '전환' 경로를 구체화하기 위해 실증 종료 이후의 경로를 유형화하고(정식 인가, 제도화, 사업 지속, 종료 등) 경로별 판단 기준과 절차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제도권 편입 국면에서 제외되는 경우 그 판단은 명확하고 투명한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규제 샌드박스가 혁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는 제도로 인식돼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지적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규제 샌드박스는 실증을 거친 혁신이 정식 인가·제도화로 이어지는 전환 경로가 투명하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정책이 혁신 산업을 지지한다는 신호가 명확할 때 투자 확대와 스타트업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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