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첫 창업" 대기업 김 상무, '키즈토피아'로 홀로서기 이유는?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6.02.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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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구 인큐랩플러스 대표
키즈토피아, 3년 만에 240만 가입, 절반이 해외 이용자
"이통사 부가서비스 넘어 글로벌 승부수…수익화 박차"

김민구 인큐랩플러스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 오피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했다. /사진=LG유플러스
김민구 인큐랩플러스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 오피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했다. /사진=LG유플러스
"50대에 대기업 보호막을 벗어나 창업하는 게 맞는지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주변 10명 중 8명은 말렸죠."

LG유플러스 (15,510원 ▼170 -1.08%)에서 28년간 신사업을 개발해온 김민구 상무가 '키즈토피아'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인큐랩플러스를 창업하며 해당 서비스를 양도받은 것이다. LGU+가 선보인 4대 플랫폼 사업 중 첫 독립 사례다.

최근 대표로 변신한 그를 경기 판교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50대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게 쉽진 않았다"면서도 "통신사 부가서비스를 넘어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싶다는 갈증이 컸다"고 말했다. LGU+도 키즈토피아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해 약 20%를 지분투자했다. 현재 액셀러레이터(AC)와 시드 투자도 논의 중이다.

키즈토피아는 동물원·공룡·숲·갯벌 등 다양한 체험관을 제공하는 '디지털 테마파크'다. 메타버스 열기가 한풀 꺾인 2023년 출시됐지만, 약 3년 만에 누적 가입자 240만명을 모았다. 절반 이상이 해외 사용자로, 구매력이 높은 미국·영국·말레이시아에서 인기가 높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건전한 비(非)교과 체험학습으로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
키즈토피아 내 공룡 체험관/사진=키즈토피아
키즈토피아 내 공룡 체험관/사진=키즈토피아

김 대표는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의 비교과 체험학습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콘텐츠가 제한적인 데다 예약도 쉽지 않다"며 "3D 게임 엔진과 AI 기술로 가상 체험학습을 제공해 SNS(소셜미디어)·OTT(동영상플랫폼)·게임 위주인 초등생의 디지털 활동을 '성장의 시간'으로 전환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블록스 등 유사 플랫폼이 싱글 플레이 중심의 게임 형태라면, 키즈토피아는 광장형 UI(사용자환경)를 적용해 다른 나라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안전한 이용 환경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이용자 간 대화는 일대일이 아닌 일대다 방식만 가능하며, 규정 위반 이용자를 손쉽게 신고·차단할 수 있다. 키즈토피아에선 다양한 AI 캐릭터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음성 대화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미국 스타트업 인월드AI의 기술을 채택했는데, 부적절한 대화를 차단하는 강력한 세이프티 룰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안전하게 영어로 대화할 수 있어 학부모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대기업 스핀오프, 스타트업 '죽음의계곡' 넘는 데 도움


김민구 인큐랩플러스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 오피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했다. /사진=LG유플러스
김민구 인큐랩플러스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 오피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했다. /사진=LG유플러스

과제는 수익모델 발굴이다. 초등생 대상 서비스인 만큼 게임처럼 과도한 과금이나 광고는 지양한다. 최근 일정 레벨 이상을 대상으로 도입한 '선물하기' 역시 이용자들의 요청을 반영한 결과다. 주요 수입원인 광고도 광장 내 옥외광고판 형태로 운영한다. 대신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체험관을 개설하고, 놀이동산처럼 '패스권'을 판매해 이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김 대표는 '가상융합산업'·'공간컴퓨팅'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서비스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본다. 그는 "메타버스는 공간과 사람의 경험을 디지털화하는 기술로, AI와 결합해 더욱 진화할 분야"라며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스핀오프 활성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키즈토피아는 분사한 지 얼마 안됐지만, 이미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갖췄다"며 "대기업에서 '데스 밸리'를 넘길 수 있는 체력을 쌓은 뒤 창업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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