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원석 찾아 MIT·칼텍 '노크'...카카오벤처스의 남다른 행보

김진현 기자 기사 입력 2026.0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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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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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카카오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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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매사추세츠공과대) 랩실에 찾아가니 처음엔 다들 한국에서 채용하러 온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한국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이 창업도 안 한 박사급 연구원들을 만나러 학교까지 찾아온 건 처음이라면서요."

국내 VC 가운데 글로벌 투자를 표방하는 곳은 적지 않다. 하지만 미국 현지 대학 연구실 문을 직접 두드리며 '예비 창업가'를 발굴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곳곳의 대학 연구실을 찾은 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 심사역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그는 카카오벤처스 내 글로벌 개척자로 통한다. 김기준 대표와 함께 긴밀히 소통하며 하우스의 글로벌 딥테크 투자를 이끌고 있다. 신 수석은 "초기 투자의 본질은 결국 '인재'를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가장 똑똑하고 끈기(Grit) 있는 인재가 있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어디든 찾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MIT·칼텍 맨땅에 헤딩… '될성부른 떡잎' 먼저 찾는다


그는 지난 3년간 보스턴의 MIT와 하버드대, 로스앤젤레스(LA)의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 등 공학 중심 명문대를 집중적으로 찾았다. 신 수석은 "투자 혹한기였던 2022년 무렵 고민을 거듭하다 해외에서 연구 중인 한국인 이공계 석학들에 주목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들이 산업 현장에 진출하거나 창업에 나설 경우 핵심적인 투자 연결점(node)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발로 뛰어 구축한 네트워크에서 나온 대표적 투자 사례는 미국 금융시장을 겨냥한 LLM(거대언어모델) 솔루션 기업 '위커버'다. MIT 박사 출신 최창열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글로벌 금융권의 까다로운 규제·보안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 밖에도 MIT 연구진이 주축이 된 반도체 기술기업 에프에스투(FS2), 미국 시카고 기반 메드테크 기업 컴파스, MIT·하버드 연구팀이 참여한 로봇 수술 기업 마그넨도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잇달아 발굴했다.

신 수석은 2020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해 6년차 심사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초기 기업 위주로 투자 활동을 해오다보니 아직까지 회수까지 다다른 성과는 없다. 다만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로 '솔버엑스'와 '컨피그인텔리전스'를 꼽았다. 두 곳 모두 AI(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솔버엑스는 자동차나 항공기 등을 설계할 때 부품의 내구도 등을 가상 환경에서 테스팅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CAE)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는 "솔버엑스는 국내 5대 대기업 계열사를 통해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언급한 로봇 AI 기업 컨피그인텔리전스는 서민준 카이스트(KAIST) 교수와 구글 브레인, 웨이모 출신 등 글로벌 인재들이 모인 팀이다. 신 수석은 "하드웨어 제약 없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의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팀"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美 딥테크 투자, 한국 '제조 생태계'가 경쟁력


신 수석은 국내 VC가 해외 투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차별화 요인으로 '한국이 보유한 산업 인프라'를 꼽았다. 제조업과 금융업 등 촘촘한 산업 생태계와의 연결성이 실질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떠올리면 IT 보안 분야 강점을 먼저 생각하듯, 한국 역시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며 "현지 창업팀이 가장 원하는 것은 실질적인 협업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글로벌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이 가진 지리적·산업적 위상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수석은 "우주, 로보틱스, 반도체 등 딥테크 영역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러시아를 제외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 정도로 압축된다"며 "미국 스타트업은 삼성전자 (178,600원 ▲10,800 +6.44%)·현대차 (506,000원 ▼3,000 -0.59%)·한화 (119,900원 ▲5,100 +4.44%) 같은 대기업과의 협업 기회, 그리고 제조 인프라와의 연결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연결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투자한 뉴스페이스 스타트업 '올리고 스페이스(Oligo Space)'도 한국 방문 당시 민간 우주기업과 정부 기관을 두루 만난 경험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이 가진 인프라를 레버리지 삼아 스타트업이 창업 첫날(Day 1)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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