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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가는 길 연다…K-스타트업 지원군들, 美 거점 구축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5.11.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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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다나
/그래픽=김다나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과 글로벌 도약을 돕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같은 정부부처는 물론 VC(벤처캐피탈)와 창업지원기관들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거점을 만드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17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2225㎡(약 670평) 규모의 '마루SF'를 공식 개소했다. 재단의 첫 해외 거점이며 샌프란시스코 공항과 실리콘밸리 사이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11개 룸과 다이닝홀, 라운지 등이 갖춰졌으며 최대 3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이 최대 2년간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숙소 곳곳에는 '시련은 있지만 실패는 없다' 등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어록들이 새겨져 있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자본도 기술도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용기"라며 "한국 창업가들의 글로벌 도약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 1월 개소를 목표로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를 조성 중이다. SVC는 총면적 960㎡(약 290평), 2층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던 한국벤처투자(KVIC)의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확장하는 것으로, 중기부 산하기관인 KVIC,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이 입주해 스타트업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멘로파크에는 글로벌 VC(벤처캐피탈)들이 밀집한 '샌드힐 로드'가 있어 글로벌 VC들과 국내 스타트업 간 투자유치 논의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SVC 내 K-스타트업센터(KSC) 입주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모집 중이다.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SVC를 중심으로 미국 내 한인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UKF(United Korean Founders)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기관과 협력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토끼 잡는' VC들, 미국 투자 보폭 확장


아산나눔재단 '마루SF' 개소식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아산나눔재단 제공
아산나눔재단 '마루SF' 개소식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아산나눔재단 제공
VC들의 실리콘밸리 거점 마련도 이어진다. 포트폴리오(피투자)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것 외에도 해외 유망기업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에 따라 그동안 벤처펀드 약정액의 40% 이내로 제한돼 있던 해외 직접투자 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VC의 글로벌 투자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컴투스 (32,250원 ▼400 -1.23%) 계열 VC 크릿벤처스는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두 번째 미국 지사를 실리콘밸리 중심에 위치한 팔로알토에 열었다. 팔로알토 지사장은 이종혁 이사가 맡았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크몽, 삼쩜삼(자비스앤빌런즈), MGRV 등이 있다.

이종혁 이사는 실리콘밸리에서 한인이 주요 창업 구성원으로 참여한 초기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는 목표다. 특히 미국 등 북미에서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하고, 해외 현지법인이나 합작법인을 설립하려는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실리콘밸리 써니베일에 '퀀텀프라임벤처스'를 설립했다. 김범수 전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부대표가 대표직을 맡았다. 퀀텀프라임벤처스는 김 대표가 22년간 미국에서 쌓은 경력을 적극 활용해 현지 투자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형 VC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극초기 단계의 기업 발굴에 집중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해 글로벌 M&A(인수합병)를 통해 엑싯(투자금 회수)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US'를 설립하고, 지사장에 투자3본부 소속 남훈곤 상무를 임명했다. 그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 와디즈, 로앤컴퍼니 등이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AI 시대에 들어 우수한 인력과 기술이 미국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시기상 미국에서 직접 딜소싱(투자처 모색) 및 투자하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드라이브를 걸게 됐다"고 했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차세대 창업가 육성을 위해 설립한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도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창업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한 가교역할을 어떻게 더 확대할지 내부적인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은 "스타트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마련하고, 현지에 있는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네트워킹하며 빌드업을 해나가는 단계에 있다"며 "미국에 거점을 마련한 국내 기업·기관과 협업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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