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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도장 찍는 문화'를 버린 일본 정부가 디지털 전환과 AI(인공지능) 기술개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외국인 창업자 유치에도 힘을 쏟으면서,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일본 시장의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AI 추진법'을 제정하며 AI 기술의 연구·개발·활용을 국가 전략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맞물려 해외 기업들의 현지 진입 장벽도 낮추면서 국내 스타트업의 시장 확장과 파트너 연결 기회가 크게 열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병오년(丙午年) 새해, 일본 시장 공략에 몰두하려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초기는 물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까지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들이 일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25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유니콘 리벨리온은 지난해 3월 도쿄에 법인을 설립하며 일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 VC(벤처캐피털) DG다이와벤처스(DGDV)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NTT 도코모 자회사인 도코모 이노베이션스와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기술 신뢰도 확보와 첫 레퍼런스 구축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AI 반도체에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 기업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올해 현지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유니콘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9월 도쿄 시부야에서의 팝업을 시작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주로 온라인 이벤트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소통하던 방식에서 오프라인으로 채널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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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두드리는 K-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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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근 BHSN 대표(왼쪽)와 후지이 요헤이 부스트드래프트 대표가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BHSN 제공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의 일본 공략 열기도 뜨겁다. 3D 머신비전 스타트업 클레로보틱스(옛 클레)는 일본 동경무역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도쿄 보에키 테크노 시스템(TTS)과 총판 계약을 맺고 현지 판로를 확보했다.
에너지 투자 플랫폼 '모햇' 운영사 에이치에너지는 AI 기반 태양광 발전소 올인원 관리 플랫폼 '솔라온케어'를 중심으로 일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진출했다.
에이치에너지의 ESS 사업은 낮에 전기를 저장한 후 전기 요금이 급등하는 야간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가정의 전기 요금을 절감한다. 이 모델에 AI 기반 예측·관리 기술을 통합 적용해 ESS의 충·방전 시점을 최적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BHSN은 일본의 리걸테크 기업 '부스트드래프트'와 협약을 맺고 양측의 전문성을 결합한 법무 특화 서비스로 현지 공략에 나섰고, AI 기반 표절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운영하는 무하유는 도쿄에 법인을 설립하며 고객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일본인의 정신건강과 스트레스를 치유한다'는 목표로 현지 콘텐츠 기업 월드넷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문화 콘텐츠를 맞춤형 사운드 솔루션 '힐링비트'와 융합해 새로운 멘탈케어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자율주행 주식 투자 서비스 '마이스톡플랜'(My Stock Plan)을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메타로고스는 현지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재원 메타로고스 대표는 "올해를 일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며 "일본에서 투자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라이센스를 취득해야 하지만 시간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는 방식을 주력으로, 현재 복수의 금융사와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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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마케팅 분야 스타트업들 대거 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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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위트스팟 제공일본 진출에 있어선 특히 광고·마케팅 분야 스타트업들의 열기가 뜨겁다. 데이터·광고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는 자회사인 애드팝콘을 통해 일본 QR코드 결제 서비스 페이페이(PayPay)와 제휴를 맺고 '보상형 광고 플러스'를 출시했다.
애드팝콘은 국내에서 매일 2000만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광고와 리워드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AI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광고 효과와 이용자 경험을 강화하며, 일본 리워드 광고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성과 연동형 마케팅 솔루션 '챌린저스'를 운영하는 화이트큐브는 지난해 1월 일본에 진출해 큐텐 재팬, 엣코스메, 립스, 라쿠텐 등 현지 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본 진출 10개월 만에 현지 이용자 6만7000명을 확보했으며, 누적 매출은 약 2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제품 카테고리와 채널을 더욱 확장해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은 팝업 전용 공간 '스테이지 엑스'를 도쿄 오모테산도에 개소했다. 이 지역은 글로벌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중심의 유동 인구가 풍부한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브랜드 기업들은 스테이지 엑스를 제품 판매 전 테스트베트 및 현지 인지도 확보를 위한 마케팅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위트스팟은 K-브랜드가 보다 쉽게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 초기 시장 반응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SNS(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 기업 피처링은 지난해 11월 설립한 일본 법인을 바탕으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하는 중이다.
장지훈 피처링 대표는 "최근 일본 정부의 디지털 전환 지원 규모를 보면 그동안 신기술 도입에 보수적이고 신중했던 문화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체감한다"며 "해외 스타트업에도 개방적인 기류가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현지 파트너십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시장에서는 신뢰와 오프라인 네트워킹 문화가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며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에서 소셜 데이터 분석 브랜드로 자리잡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