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즐비한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아직 작은 기업들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략으로 치열하게 시장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흥망성쇠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는 수많은 반도체와 서버가 연결돼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제공=IBM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화웨이가 최근 '타우의 법칙'이라는 새로운 반도체 개발 이론을 발표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 대신 데이터의 이동을 효율화해 연산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이론으로, 더이상 최첨단 노광장비에 의존해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이론대로라면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를 돌파할 수 있어 중국에선 '반도체의 딥시크 모먼트'가 될 것이란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화웨이가 말하는 데이터의 이동 효율화 기술을 반도체 업계는 '인터커넥트' 기술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데이터센터 내 수많은 서버들이 각자의 업무만 담당했지만 AI(인공지능) 발달로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수천개의 서버가 '팀플레이'를 하게 되면서 부각된 기술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들이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교환하느냐가 전체 성능을 좌우하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전기신호를 사용하는 구리선 대신 빛 신호를 쓰는 광케이블이 화두가 된 것도 그래서다. 다만 광케이블은 값이 비싸고 전력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새로운 소재나 인터커넥트 방식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선 포인투테크놀로지, 파네시아, 망고부스트 등이 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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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선 병목 없앤다…엔비디아도 투자한 K-통신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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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투는 데이터를 특수 플라스틱 케이블을 통해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카이스트 창업원장인 배현민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들이 2014년 미국에 창업했다. 현재 회사는 미국 마벨반도체 제품개발총책임자 출신의 박진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포인투는 자체 개발한 반도체로 데이터를 RF(무선주파수) 신호로 변환한 뒤 특수 플라스틱 케이블을 통해 전달한다. 기존 구리선보다 같은 거리에서 10배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케이블보다는 가격과 전력 소모량이 3분의 1에 그친다. 광케이블 가격이 하락하기 전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게 포인투 측의 설명이다.
투자업계도 포인투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포인투는 지난 4월 7600만달러(약 100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인 엔벤처스도 투자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앞서 포인투는 2024년 글로벌 통신케이블 업계 1위 기업인 몰렉스에서 투자받기도 했다. 주요 인터커넥트 기술 스타트업들/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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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흐름 효율화'하는 스위치·D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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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시아와 망고부스트는 데이터의 이동을 조율하는 반도체를 통해 인터커넥트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파네시아는 차세대 인터커넥트 표준인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 관련 스위치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스위치는 다수의 GPU와 메모리 등 반도체들을 하나로 묶고 필요에 따라 할당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흐름을 효율화하는 반도체다. 이를 CXL이라는 표준 규격으로 진행해 CXL 반도체로도 불린다.
파네시아는 2024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해오던 정명수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2022년 창업한 기업으로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다. 파네시아는 올해 하반기 샘플 칩을 생산하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장우 서울대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창업한 망고부스트는 DPU(데이터처리장치) 반도체로 인터커넥트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DPU는 기존 CPU(중앙처리장치)가 담당해오던 데이터의 이동·흐름 관리 업무를 대신하는 반도체다. 이를 통해 CPU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AMD와 삼성전자 등에서 시리즈A까지 누적 8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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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단위·방식에서 인터커넥트 기술 각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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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커넥트 혁신은 서버뿐 아니라 '칩' 단위에서도 이뤄진다. 화웨이는 다양한 회로들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리는 '로직 폴딩' 공법으로 반도체의 물리적 인터커넥트 기술을 혁신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은 반도체가 연산할 때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는 아키텍처(구조) 반도체 LPU(거대언어모델처리장치)를 개발해 연산 효율성을 높였다.
업계에선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발된 GPU 등은 연산속도가 매우 빨라 데이터 통신속도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데이터가 들어오는 속도가 느려 고성능 GPU가 그냥 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병목현상 해결이 과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단위에서 인터커넥트를 효율화하는 기술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