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수용 라이프오아시스 대표 /사진제공=라이프오아시스"올해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난 9월 이미 달성해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앞으로도 매년 배당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글로벌 소셜 앱 '마음(maum)'과 직장인 대상 소개팅 앱 '윌유(willu)'를 운영하는 라이프오아시스가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물게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목표 실적을 조기 달성하면서 목표 영업이익의 약 5%를 배당한 것.
김수용 라이프오아시스 대표는 "투자사의 압박 없이 자력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며 "시드 라운드에서 8억원을 받은 후 추가 투자 없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라이프오아시스는 2021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7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엔젤투자자 1억원을 포함해 총 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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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5년차 스타트업의 이례적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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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오아시스는 2021년 설립됐다. 창업 5년차 스타트업으로 시드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70억원 수준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배당을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주주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목적의 배당"이라며 "회사 가치를 낮출 만큼 무리한 배당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라이프오아시스는 올해 매출 54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2억원, 영업이익 5억원에서 각각 69%, 140% 성장한 수치다. 다만 매출이 늘면서 앱스토어 수수료 책정 비중이 증가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다.
라이프오아시스가 초기 투자 이후 후속 투자유치 없이 사업을 영위해온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성원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불행함을 느끼는 것을 지켜보았다"며 "구성원이 즐겁고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투자사를 선별하고, 회사의 성장 방향에 공감하는 투자사와 동행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영어 교육 스타트업 튜터링(현 링고라)의 초기 멤버로 그로스리더를 맡았다. 2018년 마켓디자이너스가 튜터링을 인수한 이후 회사를 떠났고, 자신이 겪은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적 고민을 나눌 누군가를 찾던 중 익명 음성 대화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그는 "당시 답답한 마음을 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 터놓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라며 "화상 통화 앱을 써봤는데 외모 중심적인 냉소적 분위기에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진정성 있게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2022년 마음 서비스를 출시했다. 초기 익명 음성 대화 서비스였던 마음은 3개월만에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일본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소개로 바이럴을 타면서 언어교환 서비스로 확장했다. 현재는 7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특히 마음은 마케팅비를 매출의 20% 이하로 사용하면서도 매월 20만명의 신규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전체 유저의 40%가 일본인이며, 일본에서만 매출의 25%가 발생한다.
마음 서비스 개요/사진=아이폰 앱스토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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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예 17명, 800만 다운로드 운영…컴퍼니빌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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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오아시스의 사업 방향성은 '컴퍼니빌더'다.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구현해 출시한 뒤, 테스트로 수익성이 확인되면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음과 함께 운영 중인 가치관 중심 소개팅 앱 윌유도 우연한 기회에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마음을 운영하면서 데이팅 목적 이용자가 늘자 2022년 별도 서비스 윌유를 출시했다. 윌유는 외모보다 가치관과 글에 집중하는 직장인 소개팅 앱이다. 인적성 검사 전문기업 휴노와 협업해 30가지 질문을 설계했고, 학력·직장 검증 배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 대표는 "39년간 시각장애를 가진 분이 '평생 꿈꾸던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선물을 보내왔다"며 "마음 앱을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남기고 데이팅은 따로 만들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오아시스는 일반 데이팅 앱이 외모 중심이라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솔직한 경험을 기반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을 만드는 것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했다"고 부연했다. 윌유는 출시 2년 만에 연매출 36억원,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0월에는 기독교인 전용 데이팅 앱 '윌러브'도 출시했는데 3개월 만에 연환산 매출 6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윌유 매칭 데이터에서 기독교인의 매칭 성사율이 낮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들을 위한 전용 서비스로 윌러브를 출시한 것이다.
라이프오아시스는 인턴을 제외한 정규직 17명이 800만 다운로드 규모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프로덕트오너, 개발자 2명, 마케터, 디자이너로 구성된 소수 팀이 하나의 사업을 책임지고, 본사는 CS·데이터분석 등을 지원하는 컴퍼니 빌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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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서 성장, 글로벌기업 전략적 M&A 후보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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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오아시스는 12월 새로운 인공지능(AI) 챗 서비스를 출시한다. 일반적인 유저-AI 대화 방식이 아닌, 두 AI가 서로 대화하는 것을 소설처럼 감상하는 콘텐츠다. 웹소설, 웹툰 등 캐릭터의 성격, 성향을 분석해 서로 다른 두 AI가 실존 인물처럼 대화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베타테스트에서 200명을 대상으로 93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결제율이 33%에 달했다"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연재가 끝난 작품의 뒷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프오아시스는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레드오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작은 시장의 압도적 1위 플레이어가 되기보다 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오는 게 성장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라이프오아시스는 장기적으로 데이팅·소셜 앱을 넘어 결혼, 육아, 교육, 시니어, 프리랜서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교육 시장을 혁신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최근 법 개정으로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시장 진입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글로벌 연결 기술 기업 '매치그룹'이 탐낼만한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매치그룹은 틴더, 힌지 등 다양한 온라인 데이팅 앱을 운영하는 나스닥 상장사다. 그는 "2028년까지 윌유를 아시아 데이팅앱 1위로 만들고 2030년까지 기업가치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라며 "이를 위해 2년마다 조금씩 투자받으면서 밸류에이션을 높여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