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노포지에이아이 (NanoForge AI) 김동현 대표/사진=김창현 기자 "싱가포르는 단순한 연구과제가 아니라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단계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AI(인공지능) 기반 자동 신소재 개발 시스템'을 국가전략과제로 삼고, 과학기술청(A*STAR) 내부에 관련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있다.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연구자뿐 아니라 산업현장 경험을 가진 전세계 기업인들을 적극 초빙하고 있다.
김동현 나노포지에이아이(NanoForge AI) 대표도 세라믹·고체 소재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식 초청을 받았다. 그는 "현지에서 우리가 가진 기술을 소개하고, 주요 소재 기업들과도 만나 사업적인 논의도 했다"고 말했다.
나노포지에이아이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5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에서 학생창업 부문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상)을 수상한 기업이다. AI(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소재 설계부터 합성, 공정 최적화까지 연구개발(R&D)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디지털 소재 연구소를 개발·구축하고 있다. 기존 7년 이상 소요되던 R&D 기간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비용을 최대 80%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 방문 이후 국내 중견 소재 기업들과의 협력을 빠르게 구체화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DNK모빌리티다. 현대자동차와 테슬라에 알루미늄 프레임을 공급하는 중견기업으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과 구조강성 설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회사다. 최근 DNK모빌리티는 사업영역을 알루미늄 기반 방열 소재로 넓히는 전략을 세웠고, 이를 위한 기술 파트너로 나노포지에이아이를 선택했다. 김 대표는 "DNK모빌리티와는 알루미늄 방열 소재의 새로운 조성을 찾는 PoC(개념·기술 검증)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올해 안에 사업화 방향을 구체화하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음극재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 중견기업 대주전자재료와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이 회사와 중소형 2차전지용 고체 전극 신소재 탐색을 주제로 PoC 논의를 마쳤으며, 올해부터는 실제 실증에 본격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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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부수 '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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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최근 신소재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반도체까지 소재가 바뀌면 제품의 성능과 형태, 나아가 산업의 경쟁구도 자체가 달라진다. 최근 세계 각국이 '소재 주권'을 다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미국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범한 '제네시스 프로그램'을 글로벌 신소재 패권 경쟁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AI 소재 스타트업 약 27곳을 하나의 대형 컨소시엄으로 묶은 프로젝트다. 목표는 AI와 자동 합성 시스템으로 기존 소재보다 수배~수십배 뛰어난 '게임 체인저'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기존 소재 대비 성능이 10~20% 좋아지는 정도로는 생산라인이 쉽게 바뀌지 않지만 기존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소재가 나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며 "그때는 기존 생산라인을 유지할 수 없고, 아예 새로운 라인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소재를 발굴하고 그 소재에 맞는 새로운 공정과 제조라인을 미국 내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중국에 있는 많은 제조라인은 기존 소재에 맞춰 설계돼 있는데 만약 미국이 개발한 새로운 소재가 등장하면 기존 라인은 경쟁력을 모두 잃게 된다"며 "말 그대로 게임의 룰을 바꿔 미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가져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나노포지에이아이가 구축한 'AI 자동합성시스템'을 김동현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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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뒤처지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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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신소재 경쟁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미래 제조업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국가 전략으로 바뀌고 있는만큼 한국도 이 흐름에서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재는 산업 생태계의 가장 앞단에 있는 뿌리이기 때문에 이 싸움에서 뒤처지면 제조업 강국인 우리나라의 전체 경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특히 강조한 대응의 핵심은 AI 자동 신소재 개발 시스템 고도화와 함께 소재 연구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축적하고 공유하는 구조다. 그는 "AI 기반 신소재 개발은 결국 방대한 실험 데이터와 자동화된 합성 인프라를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나 연구실 단위로는 글로벌 경쟁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정부 정책 환경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정부 지원 과제를 통해 생성된 연구 데이터는 국가 차원의 데이터베이스 등록이 의무가 아니었지만 올해부터는 관련 구조가 바뀔 전망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정부 지원 사업으로 나온 데이터들을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는 것이 의무화될 예정"이라며 "이미 축적된 데이터 역시 가공을 거쳐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나 스타트업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되면 신소재 연구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나노포지에이아이는 시드 투자 단계로, 퓨처플레이와 매쉬업벤처스로부터 약 6억5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올해 6월을 목표로 프리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 목적은 자동 합성 시스템의 확장이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의 핵심 기술은 파우더(분말) 기반 합성 라인이지만 앞으로는 액상 기반 합성, 박막 기반 합성까지 라인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포지에이아이는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최한 '2025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에서 대상(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상)을 수상했다/사진=류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