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주포럼 : 다자간 협력으로 우주 혁신의 가속화]
매디 티자르 한손 ESA BIC 덴마크 우주 창업생태계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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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 티자르 한손 유럽우주국 창업보육센 ESA BIC 덴마크 우주생태계 전문가가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6 키플랫폼' 특별세션4 '제1회 K-우주포럼: 뉴스페이스 시대 기회와 도전'에서 '다자간 협력을 통한 우주 혁신의 가속화'에 대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SA BIC(유럽우주국 비즈니스인큐베이션센터)가 구축한 우주 스타트업 육성 모델이 우주 기술과 지상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우주산업은 로켓 발사와 위성 제작 중심의 전통적 구조를 넘어 데이터, 소재, 통신, 건축, 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며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는 추세다.
매디 티자르 한손(Maddy Tizar Hansson) ESA BIC 덴마크 우주 창업생태계 총괄은 '2026 키플랫폼' 특별세션4 '제1회 K-우주포럼: 뉴스페이스 시대 기회와 도전' 기조강연에서 "우주에서 검증된 기술을 지상 산업으로 확장하고, 반대로 지상에서 축적된 기술을 우주산업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더 큰 산업적 성과와 새로운 시장 기회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표는 오늘날 우주산업의 본질이 더 이상 특정 기술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산업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교차 연결돼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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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정 결집 ESA BIC, 우주 창업생태계 혁신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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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손 총괄은 ESA BIC가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덴마크 공과대학교(DTU)를 중심으로 오르후스대학교, 올보르대학교 등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전국 단위 인큐베이션 거점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한다. 이는 단일 기관 중심의 창업 지원이 아닌 산·학·연·정 협력 기반의 국가적 혁신 허브 모델이다.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빠르게 사업화되고, 산업 현장의 수요가 다시 연구개발 방향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ESA BIC 보육기업으로 선정된 스타트업은 최대 6만 유로(약 1억원)의 초기 사업화 자금 지원은 물론 ESA의 기술 검증, 규제 대응 자문,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연결, 사업모델 고도화 프로그램 등을 제공받는다. 우주산업 특유의 높은 초기 진입장벽과 긴 사업화 주기를 고려할 때 이는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실질적 시장 진입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ESA BIC의 또 다른 강점은 'ESA 인증' 자체가 스타트업 신뢰 자산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투자자, 고객사, 정부기관을 상대로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국제 공신력을 제공한다. 이는 우주산업처럼 규제와 기술 신뢰가 중요한 시장에서 결정적 경쟁력이 된다. 현재 ESA BIC 센터는 유럽 전역 20여곳에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700개 스타트업을 육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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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궤도 통신·로켓 물류가 여는 차세대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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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ESA BIC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교차 혁신(Cross Innovation)' 전략에 있다. 이는 우주 기술의 지상 산업 이전과 지상 기술의 우주산업 적용을 동시에 촉진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위성 데이터, 센서, 극한환경 대응 기술은 농업, 물류, 에너지, 친환경 건축 등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반대로 AI, 신소재, 전기전자 기술은 우주 탐사와 위성 제작 분야로 연결된다.
대표 사례로 한손 총괄은 '대니쉬 그래핀'을 언급했다. 이 기업은 본래 전기전도성 접착제를 개발하던 지상 산업 기반 기업이었지만 해당 기술이 위성 제작에 활용될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우주사업으로 확장됐다.
반대로 우주 기술이 지상으로 확장된 사례로는 '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가 있다. 이 기업은 달 기지 거주 모듈 '플렉스햅(FLEXHab)'을 개발하며 극한 환경 생존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친환경 건축, 밀폐형 미래 주거, 자원순환형 건축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우주 건축이라는 틈새 기술이 지상 건축시장 혁신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플렉스햅/사진=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
이 같은 사례들은 우주산업이 단순히 발사체나 위성 중심의 산업이 아니라, 산업 전반의 기술 전환을 촉진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손 총괄은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우주 기반 비즈니스로 '저궤도 통신'과 '로켓 물류'를 꼽았다. 저궤도 통신은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 인터넷 제공을 넘어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재편, 군사·재난 대응, 원격산업 운영 등 광범위한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분야는 로켓 기반 초고속 물류다. 대형 재사용 로켓을 활용해 지구 반대편까지 화물을 수시간 내 운송하는 구조가 실현될 경우 기존 항공·해상 물류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매디 티자르 한손 유럽우주국 창업보육센 ESA BIC 덴마크 우주생태계 전문가가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6 키플랫폼' 특별세션4 '제1회 K-우주포럼: 뉴스페이스 시대 기회와 도전'에서 '다자간 협력을 통한 우주 혁신의 가속화'에 대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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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우주 창업 플랫폼 구축이 국가 경쟁력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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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발사체와 위성, 반도체, AI,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체계적인 우주 창업 생태계로 확장하는 구조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손 총괄은 한국이 ESA BIC와 같은 지역 기반 컨소시엄형 우주 창업 플랫폼을 도입할 경우 산업 생태계를 훨씬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학과 연구기관, 대기업, 스타트업,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면 지역별 특화 우주산업 거점을 조성할 수 있다"며 협력형 혁신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K-뷰티, 섬유, 소재, 통신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기존 산업 역시 우주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주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아직 누구도 선점하지 않은 '갭(Gap)'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전통 산업 기술의 우주 분야 적용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산업의 본질은 단순히 우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활용해 산업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있다"며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뛰어난 발사체를 보유했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산업과 우주 기술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이를 창업 생태계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