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지구로, 다시 우주로…'교차혁신'이 더 큰 기회 만든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6.04.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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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ESA BIC 덴마크 매디 티자르 한손 우주창업생태계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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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 BIC 덴마크 매디 티자르 한손 우주 창업생태계 총괄/사진=ESA BIC 덴마크
ESA BIC 덴마크 매디 티자르 한손 우주 창업생태계 총괄/사진=ESA BIC 덴마크
"우주에서 검증된 기술을 지상 산업으로 확장하고, 반대로 지상에서 축적된 기술을 우주산업으로 확장해 나갈 때 비로소 더 큰 성과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유럽우주국 비즈니스인큐베이션센터(ESA BIC) 덴마크 본부의 매디 티자르 한손(Maddy Tizar Hansson) 우주 창업생태계 총괄은 자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의 핵심을 이같이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우주 산업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연결되며 확장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한손 총괄은 우주 과학기술 분야에서 10년 이상 산·학·연·정 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다. 오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6 키플랫폼 특별 프로그램 K-우주포럼'의 첫 번째 기조연사로 무대에 오른다.<☞참여신청 클릭>

ESA BIC는 단순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넘어 우주 기술과 산업을 연결하는 '사업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위성통신, 항법, 지구관측 등 전통적인 우주 기술 분야는 물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스타트업까지 폭넓게 인큐베이팅 대상에 포함한다.
ESA BIC 덴마크는 하나의 기관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움직인다. 덴마크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오르후스대, 올보르대 등이 참여하며, 전국 각지에 인큐베이션 거점을 두고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같은 구조는 연구실에서 나온 R&D(연구개발) 성과가 곧바로 산업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ESA BIC 보육기업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최대 6만유로(약 1억원) 규모의 초기 사업화 자금이 지원된다. 여기에 ESA와 대학, 연구기관 전문가들의 기술 자문, 비즈니스 모델 코칭, 글로벌 투자사 연결까지 제공돼 우주산업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과 복잡한 규제를 넘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이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교차 혁신'이다. 서로 다른 산업 간 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우주에서 활용되던 기술이 농업·물류·에너지 산업에 적용되거나 반대로 지상에서 개발된 AI나 센서 기술이 우주산업으로 확장되는 식이다. ESA BIC는 이러한 '기술의 양방향 이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ESA BIC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ESA 인증'도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신뢰 자산으로 작용한다. 한손 총괄은 "초기 기업이 투자자나 고객사를 만나 제품과 서비스를 설명할 때 ESA 인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눈에 띈다. ESA BIC는 유럽 전역에 20여개 이상 센터를 운영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 덕분에 스타트업들은 창업 초기부터 해외 파트너를 확보하고, 다른 국가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자연스럽게 얻는다. 이는 우주산업이 애초부터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움직이는 분야라는 점을 반영한 구조다.
플렉스햅/사진=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
플렉스햅/사진=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
ESA BIC를 통해 설립된 스타트업은 현재까지 약 700개에 이른다. 한손 총괄은 대표 성공 사례로 디자인 스튜디오 '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SAGA Space Architects)'를 꼽았다. 이 회사는 컨테이너를 활용해 우주인이 거주할 달 기지 모듈 '플렉스햅'을 개발했으며, 그린란드의 극한 환경에서 약 100일간 실제 거주 실험을 진행해 기술 신뢰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들은 우주 기술을 지구 산업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주 환경에서 요구되는 극한 조건 대응 기술은 에너지 효율, 자원 순환, 밀폐 공간 설계 등과 직결되며, 이는 친환경 건축이나 미래형 주거 공간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손 총괄은 "사가 스페이스 아키텍츠는 우주 건축이라는 틈새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이를 지구 건축 시장으로 확장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빠르게 성장할 우주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저궤도 통신'이다.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처럼 저궤도 군집 위성을 활용한 저지연 데이터 통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는 '로켓 물류'다. 한손 총괄은 "대형 로켓을 활용해 지구 반대편까지 화물을 초고속으로 운송하는 모델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공할 경우 기존 항공·해상 물류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유럽, 특히 덴마크 간 우주산업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성과를 위해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강점을 결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손 총괄은 "우주산업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기관에 국한된 영역이 아니라 기술·데이터·시장이 국경을 넘나드는 완전한 글로벌 산업이며, 그 중심에 스타트업이 있다"며 "한국도 ESA BIC와 같은 모델을 지역 창업생태계에 적용한다면 우주 스타트업 육성과 산업 생태계 확장을 빠르게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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